[건강100세 ABC] 황혼의 敵 치매

  • 입력 2002년 9월 22일 18시 00분



“시아버님이 아침에 식사를 하셨는데도 왜 밥을 주지 않느냐며 야단을 칩니다.”

“손자에게 이상한 소리를 자주 하며 날씨를 묻는 질문에 금방 대답했는데도 계속해서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질문합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 가족은 이처럼 환자의 상태가 하루하루 심해지면서 심적, 육체적으로 부담감을 느끼거나 슬픔과 죄책감 등에 시달린다.

하루 24시간 환자를 지켜봐야 할 경우가 많아 치매환자 돌보기의 고통은 ‘가정 파괴’ 수준이라는 것이 환자 가족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노인 인구가 95년 5.9%에서 2000년 7.1%로 빠르게 늘어나면서 우리나라도 말 그대로 노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따라서 각종 노인성 질환이 늘고 있는 가운데 ‘고령화 사회의 적’이라고 불리는 치매 환자는 95년 21만명에서 2002년엔 31만명으로 늘었으며 2020년엔 62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치매란〓흔히 ‘노망’이라고 불리던 병. 나이가 들면서 뇌세포가 손상돼 지적능력을 잃어버리는 질병을 통틀어 말한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환자라는 보고가 있다.

뇌세포는 다른 세포와는 달리 손상되면 재생이 어렵기 때문에 뇌세포 손상 원인을 일찍 발견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

치매는 흔히 건망증과 혼동되는데 건망증은 기억장애만 있을 뿐 다른 사고력엔 이상이 없으며 기억과 연관된 힌트를 주면 대부분 기억해 낸다.

치매에 걸리면 △기억을 하지 못하고 △표현을 잘 못하거나 물건 이름을 말하는 데 막히며 △길을 잃거나 헤매는 등 방향감각과 계산능력이 떨어지며 △성격 및 감정의 변화가 나타난다. 따라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같으면 신경과나 신경정신과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이 전체 치매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 노인성 치매의 대표격인 알츠하이머병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생기고 가족력과도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증세를 완화하거나 진행속도를 늦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폐경기 이후 여성은 여성호르몬을 투여받을 경우 덜 걸리거나 발병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

혈관성 치매는 내중풍이 원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 비만 등을 가진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며 초기에 발견하면 항혈소판제, 와파린 등 혈액응고 방지제를 투여받거나 경동맥 수술을 통해 진행을 막거나 완전히 회복될 수 있다.

치매에 걸리더라도 10∼20%는 치료가 가능하다. 신경매독, 수두, 뇌종양, 뇌출혈, 비타민결핍에 의한 치매, 갑상선질환에 의한 치매 등은 혈액검사나 뇌촬영으로 쉽게 진단되고 치료도 가능하다.

▽치매환자 돌보기〓치매를 어쩔 수 없는 노망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잘 모셔야 된다는 생각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오락 여가 취미 활동에 환자를 적극 참여시켜 혼자 있지 않도록 돕는다. 장기 바둑 화투 등도 도움이 되나 무리한 내기를 할 경우 오히려 악영향을 끼친다.

자원봉사 등 생산적인 일에 참여시키면 더욱 도움이 된다.

환자 가족은 △가족간 지속적인 대화 시간을 가지며 △환자를 돌보며 받는 스트레스는 친구, 사회복지사나 전문 상담자들과 의논해서 풀며 △환자에게는 명확하고 쾌활한 어조로 크게 이야기하며 △환자로 하여금 간단하고 하기 쉬운 단순한 활동을 하도록 하며 △환자의 자존심을 존중하고 아이처럼 취급하지 말며 △지역사회에서 제공되는 주간 및 단기보호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국내에서는 치매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문요양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전문인력양성 및 교육 프로그램도 전무한 실정이므로 사회적인 관심이 적극 요구된다.

(도움말〓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 신경정신과 김도관 교수)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제대로 알아야 막을 수 있습니다”…25일 치매 심포지엄▼

한국치매가족협회는 ‘세계치매의 날’을 기념해 25일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심포지엄과 기념행사를 연다.

협회는 매년 9월 21일이 ‘세계치매의 날’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치매와 관련해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바로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협회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오전 10시∼오후 2시 컨벤션센터에서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감별 및 치매의 진단 △치매노인의 간호방법 등 건강강좌와 세계치매의 날 기념식을 갖는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치매 노인용품과 치료제를 전시하며 노인병원, 요양시설, 치매 주간 및 단기보호 활동프로그램도 안내받을 수 있다.

이성희 회장은 “2002년 1∼6월 1438명의 전화 상담자를 분석한 결과 886명(62%)이 치매가 의심되거나 진행 중이면서도 전문의에게 진단조차 받아보지 않았다”며 “병원을 찾는 시기도 평균 2.7년으로 나타나 외국의 1.2년보다 배나 늦다”고 말했다.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은 이유는 △환자나 보호자가 기억력이나 이상행동을 단순한 노화과정으로 가볍게 인식하거나 △치매증세를 부인하다가 병세를 악화시키며 △핵가족으로 인해 혼자 사는 노인이 증가한 것 등이 꼽혔다.

이 회장은 “초기 치매환자는 스스로가 환자인지 알 수도 없고 측정하기도 어려우므로 가족이 환자에게 수시로 자가 진단을 시켜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초기 치매환자의 10∼15%는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일접수 참가비 1만원. 치매가족과 학생, 65세 이상 노인은 무료. 02-431-9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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