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청소년 눈높이 맞게 손질"…국내 현대소설 수정 출간

  • 입력 2002년 9월 16일 18시 07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문학 선집 ‘청소년 현대 문학선’(문이당)과 ‘제재 문학선’(문학과지성사)이 최근 출간됐다.

국내 현대 소설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현대 문학선’은 작가가 직접 청소년용으로 작품의 분량과 구성을 손질했다. 지루하지 않도록 삽화를 넣거나 어려운 단어에는 각주를 달았다. ‘청소년 현대 문학선’의 첫 작품은 김주영의 ‘홍어’다. 이 작품에서 ‘사실 니 생각으로 오금만 저리지 않았더라면…’은 ‘사실 니만 아니었다면…’이라는 표현으로 다듬어졌고, ‘겨릅(껍질을 벗긴 삼대)’, ‘새벽질(벽, 방바닥 등에 차지고 고운 흙을 덧바르는 일)’ 등의 단어는 각주로 설명했다.

작가 김주영씨는 “청소년들의 정서에 맞는 적절한 표현과 스토리 구성에 중점을 뒀고 남녀 관계와 애정 표현을 순화시켰다”며 “청소년용으로 고치다보니 쓸데없이 어려운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청소년 현대 문학선’은 ‘홍어’에 이어 이문구의 ‘매월당 김시습’,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 한승원의 ‘아제아제 바라아제’, 이문열의 ‘시인’ 등이 1차분으로 나올 예정.

‘제재 문학선’은 가족 여성 분단 등 세가지 주요 제재(題材·이야기 거리)별로 9편의 작품을 모아 각각 별도의 책으로 펴냈다. ‘가족’에는 최인호의 ‘처세술 개론’, 윤흥길의 ‘황혼의 집’ 등이, ‘여성’에는 황순원의 ‘과부’, 오정희의 ‘순례자의 노래’ 등이, ‘분단’에는 이창동의 ‘소지’, 김원일의 ‘미망’ 등 이 수록됐다.

숙명여대 최시한, 계명대 김경수 교수, 문학평론가 이명희씨가 제재별로 엮었고, 각권마다 ‘감상의 길잡이’, ‘생각할 문제’, ‘생각할 문제 해설’ 등을 덧붙였다.

‘가족’에서는 ‘감상의 길잡이-우리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가족의 의미와 가치, 문학에서 다뤄지는 가족에 대해 설명했다. 최인호의 ‘처세술 개론’에 대한 ‘생각할 문제’에서는 작품 속의 어른들이 우스꽝스럽게 그려져 있으며 다른 작품과 비교해 보라고 일러준다.

문학과지성사 김수영 편집부장은 “제재가 비슷한 작품을 서로 비교하면서 읽으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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