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총리 不在' 이번에는 끝나나

  • 입력 2002년 9월 10일 18시 25분


김석수(金碩洙)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새 총리서리로 임명됐다. 두 달 사이 세 번째 총리지명자다. 앞서 두 총리지명자가 연거푸 국회 인준을 받지 못한 터여서 일반의 관심은 새 총리지명자가 누구인가보다는 이번에는 과연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까에 쏠려 있다고 해야 할 정도다.

임명권자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청와대측도 이번 인선에서 청문회 통과에 최우선 순위를 두었다고 한다. 그동안 50여명의 후보자를 검증했고 특히 김 지명자의 경우 23가지 사항에 대해 며칠 동안 철저히 확인했다고 하니 이번에는 정말 총리 부재(不在) 상황이 끝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애초 이렇듯 일이 꼬이게 된 것은 김 대통령이 총리서리제를 고집한 때문이다. 총리대행을 두고 총리 후보에 대한 사전검증을 보다 철저히 했더라면 총리 부재에 따른 국정 혼선은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깜짝 쇼’식의 파격 인사를 거듭함으로써 국정 차질을 자초한 셈이다.

두 총리지명자의 잇따른 낙마는 이제 우리 사회가 고위공직자의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명백히 드러내 주었다. 비록 사회 평균의 도덕성에 비추어 지나치게 엄격한 검증잣대가 아니냐는 일부 여론도 없지는 않으나 그것이 지향해야 할 소중한 가치임에는 분명하다. 따라서 김 지명자에 대한 검증도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행여 세 번째니 이번에는 적당히 넘어가자는 자세를 보인다면 여론의 비판은 국회를 향할 것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청문회를 통해 나타난 민의(民意)에 따라 국회 인준 여부가 결정되어야 하는 것도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이번에는 총리지명자의 도덕성뿐만 아니라 국정운영능력에 대해서도 보다 깊이 있는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국회 인사청문회의 격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두 달 이상 총리가 없어서 생긴 국정 손실을 조금이나마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차제에 제대로 된 국회 청문회의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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