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다 바꿔!”…홈런-타점 신기록 도전

  • 입력 2002년 8월 29일 17시 11분


이승엽.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승엽. 동아일보 자료사진
‘AGAIN 1999.’

프로야구 삼성의 이승엽(26)에게 1999년은 최고의 해였다.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54개의 홈런 신기록과 123점의 타점 신기록을 세우며 공격 부문 5관왕에 오르는 ‘원맨쇼’를 펼쳤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던’ 이승엽이 워낙 대단한 일을 해낸 까닭에 주위에서는 그런 시절이 다시 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이승엽은 99년에 세웠던 이정표를 하나하나 뽑아내고 새로운 역사를 쓸 맹렬한 기세다. 우선 자신의 텃밭인 홈런. 28일 현재 이승엽은 홈런 39개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102경기에서 39홈런을 쳤으니 이런 페이스라면 시즌 예상홈런은 51개가 돼 산술적으로 신기록에는 못 미친다. 그러나 8월 열린 15경기에서 무려 9홈런을 집중시키는 매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어 막판 몰아치기를 한다면 54홈런 돌파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

타점 신기록은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 104타점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시즌 종료 후 예상 타점은 자신이 갖고 있는 종전 기록 123개를 뛰어넘어 130개까지 가능하다.

홈런 타점과 함께 이승엽은 득점(88점) 장타력(0.719)에서도 1위에 올라 있다. 출루율(0.445)은 1위 장성호(기아)에게 불과 0.00001차로 뒤졌고 최다안타(129)는 한화 이영우(132개)에 이어 2위.

공격 8개 부문에서 딱 절반인 4개 부문에서 선두이고 출루율과 최다안타도 얼마든지 타이틀을 노려볼 만하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타이틀 홀더는 5관왕에 등극했던 백인천(1982년) 장종훈(1991년) 이종범(1994년) 이승엽(1999년)이다. 이승엽이 올 시즌 6개 부문을 휩쓴다면 이것 역시 또 다른 신기원이 된다.

펄펄 날고 있는 이승엽은 무슨 보약이라도 먹은 것일까. 이승엽이 제2의 전성기를 활짝 꽃피우고 있는 데는 외다리 타법에서 오른쪽 다리를 들어올리지 않는 새로운 타격 자세로 바꾸면서 파워와 정교함을 겸비했다는 평가. 2000, 2001시즌 2년 연속 2할대에 머물던 타율도 줄곧 3할대(0.332)를 유지할 수 있었다. 올해 초 결혼으로 심리적 안정을 찾은 것도 신바람 타격의 비결.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좌우명을 갖고 있는 이승엽은 과연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을까.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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