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응태/해수욕장 오염방치 기분 상해

  • 입력 2002년 8월 25일 18시 35분


며칠 전 휴가 때 우리 가족은 남해에 있는 해수욕장에 갔다. 지루한 장마 끝에 모처럼 날씨가 맑아 해수욕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우리는 마침 비어 있는 파라솔 아래에 자리를 펼 수 있었다. 아이들은 곧바로 튜브를 들고 바다로 뛰어들었고 나 또한 아이들이 걱정되고 어릴 적 생각도 나서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물놀이를 즐겼다. 맑은 날씨,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아이들의 기분을 들뜨게 했고,적당한 수온 또한 느낌이 좋았다. 자맥질할 때 짭짤한 바닷물 맛도 싫지 않았다. 그런데 언뜻 보니 생선 내장과 껍질이 물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보았으나 의심을 품고 자세히 보니 여기저기 양파껍질, 비닐 등이 떠다니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물 속에 몸을 담그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의 짭짤한 바닷물 맛이 찜찜한 기분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의 불만을 달래가며 서둘러 짐을 챙겨 돌아오며 보니까 해수욕장 주변에는 각종 음식점, 횟집 등이 즐비했고 이들 상가의 하수구를 통해 마을을 관통해 바다로 흘러드는 개천은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 내내 머릿속에서 조금 전의 기억이 맴돌았다. 어떻게 하면 깨끗한 물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내 마음은 시종 무거웠다.

김응태 전남 목포시 옥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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