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술씨 귀국여부 ‘갈팡질팡’

  • 입력 2002년 8월 16일 18시 51분


이정연(李正淵)씨의 병역면제 의혹에 개입했다고 김대업(金大業)씨가 지목한 전 국군수도병원 의무 부사관 김도술씨(55)가 녹음테이프와 자신의 귀국 문제에 대해 말을 바꿔 의문을 낳고 있다.

김도술씨는 김대업씨가 검찰에 테이프를 제출한 12일에 이어 13일과 15일 일부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의 일관된 주장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에게서 정연씨의 병역면제 청탁이나 돈을 받은 적이 없고, 그런 진술을 한 적도 없다는 것. 그는 테이프는 조작됐으며 김대업씨에게 직접 조사받은 일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구체적인 내용에서 김씨의 주장은 계속 바뀌었다. 그는 12일 “김대업씨를 알지 못하고 조사받은 적도 없다”고 했지만 13일에는 “98년 10월 군검찰 조사에서 김씨를 처음 알게 됐고, 조사 도중 김씨가 두 차례 나를 불러내 ‘조그만 것이라도 털어놓으라’고 말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15일에는 “테이프의 목소리가 내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검찰 조사에 대해서도 ‘조사받을 생각은 전혀 없다’(12일)→‘다른 사건으로 불이익을 주지 않으면 조사받겠다’(13일)→‘제3국으로 떠날 것’(15일) 등으로 바뀌었다.

김씨의 이런 태도는 불안정한 자신의 상황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씨는 2000년 2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갔지만 이민을 간 것은 아니다. 따라서 김씨가 계속 귀국을 미룰 경우 불법체류자가 될 수 있다.

게다가 20대 중반인 두 아들의 병역문제도 해결되지 않았고, 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씨가 귀국해 검찰 조사에 응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씨의 귀국은 테이프 성문(聲紋) 분석과 함께 수사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사안의 성격상 정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고 공소 시효가 남아 있는 자신의 다른 병역비리가 있다면 김씨가 귀국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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