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북 장관급회담 성공하려면

  • 입력 2002년 8월 12일 18시 16분


어제 서울에 온 제7차 남북장관급회담 북한측 대표단은 도착성명에서 “모든 문제들에 대하여 훌륭한 합의를 이룩하여야 할 것이며 그것을 과감하게 실천하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좋은 말이다. 북한측은 성명대로 실천하기 바란다. 남쪽도 기존 합의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 이번 회담의 목표라고 거듭 밝혀온 만큼 이번에는 양측이 가시적인 결실을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경의선 연결과 금강산 육로관광, 이산가족 면회소 등 현안이 어떻게 결론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일례로 경의선 철도 및 도로연결 문제에 대해 북한은 ‘(북측 구간은) 3개월이면 복구가 가능하다’고 호언하면서 실제 공사는 계속 미뤄왔다. 북측이 이 문제를 계속 회피한다면 남북간 신뢰의 끈이 진정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산가족 상봉의 제도화를 위한 첫 단계인 면회소 설치 문제도 더 이상 시간만 낭비할 계제가 아니다.

이번 회담의 성패는 이 같은 사안들에서 북한이 얼마나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부산 아시아경기나 남북 축구대회와 같은 행사만으로는 여론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점을 남북 당국이 모두 알아야 한다. 국민은 이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안정적이고 실질적인 남북 교류협력의 확대를 원한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북한이 서해교전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책임자 처벌 등 입장을 밝힐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이번에도 이 문제를 흐지부지 넘겨 버린다면 남북이 아무리 겉으로 화려한 성과를 낸다 한들 국민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경우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도 국민적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전에 없이 이번 회담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원하는 것은 백 마디 미사여구가 아니다. 서해교전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가 북한의 ‘진심’을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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