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브라질 예상밖 막강 전력

  • 입력 2002년 6월 9일 23시 33분


역대 월드컵에서 최강의 공격진은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 출전한 브라질대표팀이 꼽힌다. 펠레, 토스탕, 자이르징요, 게르손, 리벨리노 등 당대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앞세운 브라질은 최초로 월드컵 3회 우승을 이뤘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브라질 대표팀은 어떨까. 물론 최고의 ‘드림팀’이라는 찬사를 들었던 32년 전 선배들이 남긴 긴 그림자를 걷어내기는 힘든 게 사실. 하지만 프랑스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등 라이벌들의 상대적 부진 속에서 브라질은 오히려 1970년 대회 못지않은 강한 전력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이런 평가대로 브라질은 막강한 화력을 뿜어대며 ‘영원한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월드컵 개막과 함께 지역예선에서 보여준 ‘종이 호랑이’의 모습은 자취를 감췄고 화끈한 ‘삼바 축구’의 진수를 펼치고 있는 것.

8일 서귀포에서 열린 중국전은 브라질이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한 무대였다. 비록 약체 중국과 싸웠다고는 하나 ‘3R 공격편대’로 불리는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가 손발을 척척 맞춰가며 매서운 공격력을 떨쳤다. 특히 이들 ‘킬러 3총사’는 득점을 노리다가도 서로에게 골기회를 만들어주는 모습을 보이며 완강하게 버틴 중국의 수비를 농락했다. 호나우두와 히바우두는 2경기 연속 골을 장식했고 호나우디뉴는 1골 1어시스트로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호나우두는 게임이 끝난 뒤 “컨디션이 너무 좋아 경기마다 한골씩 넣을 수 있다”며 “팀이 결승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호나우두가 살아나면 브라질의 정상 등극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는 베켄바워의 말처럼 그의 장담이 공연한 큰소리는 아닌 듯 싶다. ‘리틀 호나우두’ 호나우디뉴 역시 “전 세계에 삼바 축구의 위력을 보여주겠다”고 장담했다. ‘3R’와 함께 좌우 날개를 맡고 있는 카를루스와 카푸의 활발한 측면 공략도 브라질 상승세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서귀포 대첩’으로 신바람이 난 브라질은 9일 오후 제주를 떠나 훈련 캠프가 있는 울산으로 가벼운 발걸음을 돌린 뒤 휴식을 즐겼다. 끈끈한 지도력으로 구슬을 하나하나 꿰고 있는 브라질 대표팀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훈련과 경기를 거듭할수록 우리 팀은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도박사들은 브라질의 우승 확률을 11분의 4로 가장 높게 예측하고 나섰다.

서귀포〓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