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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2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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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은 출근길에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아침에 운전하면서 교통지옥에 갇히는 스트레스 없이 출근했더니 기분이 상쾌했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확인하며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 걷지 않다가 걸으니 짬을 내서 운동을 한 기분이 든다.”
사실 굳이 차량 2부제가 아니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건강에 좋고 살을 빼는 효과까지 있다. 외국에서는 비만자의 증가가 승용차의 확산과 비례하고 대중교통 이용자의 증가와는 반비례한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병원과 쿠퍼연구소가 27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그룹과 평소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 그룹과 비교한 결과 운동 효과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체중 70㎏인 사람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 10분 동안 빨리 걷고 1분 동안 계단을 내려간다면 약 40㎉가 소비돼 10분 동안 조깅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비만 전문가들은 가급적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승용차를 이용할 땐 회사에서 먼 곳에 주차하라고 권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호주 등의 선진국 의학계는 승용차 이용자의 편의성 위주로 설계된 도시 구조를 바꿔 운전자를 불편하게 만들고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에도 요령이 있다.
우선 집에서 나오기전 몇 분이라도 스트레칭을 한다. 버스 승강장이나 지하철역으로 향할 때에는 가급적 가슴과 허리를 편 자세에서 턱을 당기고 팔을 힘차게 흔들면서 걷는다.
지하철을 이용할 때에는 역 구내에서 에스컬레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하도록 한다. 계단을 내려갈 때에는 오를 때보다 관절에 무리가 오고 운동 효과는 크지 않으므로 오를 때에만 계단을 이용한다. 또 처음에는 한 계단씩 천천히 오르며 힘들 때에는 쉬어야 한다. 무리해서 계단을 뛰어오르는 것은 금물.
지하철이나 버스를 기다릴 때에는 똑바로 서서 팔을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면서 앞뒤로 열 걸음쯤 걷는 것을 되풀이하도록 한다. 뒷걸음질은 평소 안쓰던 근육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월드컵을 계기로 시민의 의식수준 뿐만 아니라 건강 수준도 한단계 뛰어 오를 것 같다.
이번 월드컵은 경기장 내에서의 흡연이 금지되는 등 ‘금연 월드컵’으로 규정됐다. 여기에다 대중교통 이용자까지 증가한다면 확실한 ‘건강 월드컵’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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