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곽근홍/히딩크 열기 ‘냄비현상’ 안돼야

  • 입력 2002년 5월 31일 18시 40분


최근 ‘히딩크 신드롬’을 보고 다시 한번 우리 자신을 되돌아본다.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거스 히딩크를 월드컵 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한 것이 작년 1월의 일이다. 히딩크 감독의 일거수 일투족을 치켜세우던 사람들은 그 해 5월 프랑스에 처참하게 패배하는 등 성적이 부진하자 하루아침에 안색을 바꾸고 비판했다. 그 후 몇몇 원정경기에서도 경기 결과가 신통치 않자 당장 감독을 바꿔야 한다는 식의 비난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게다가 제멋대로 휴가를 즐긴다든가 여자친구가 어떻다느니 사생활에 대한 참견도 많았다. 그러한 히딩크 감독의 대표팀이 얼마 전 잉글랜드와 프랑스 등과의 평가전에서 선전하자 또다시 안색을 싹 바꾸고는 ‘히딩크식 리더십’을 배우자, 8강도 문제없을 것이다라는 등 이른바 ‘히딩크 신드롬’에 들떠 있다. 이 변화무쌍한 ‘냄비’들이 바로 우리들 자신이라는 사실에 씁쓸하기만 하다.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가 없다고 한다. 만에 하나 4일 벌어지는 폴란드와의 경기를 비롯한 D조 경기에서의 결과가 좋지 않다면 우리 ‘냄비’들의 극성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곽근홍 경기 하남시 창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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