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태극전사들 ‘희망’ 재충전

  • 입력 2002년 5월 28일 18시 48분


‘시집가는 날 등창난다’고 잔칫날 액운이 끼면 그것만큼 힘빠지는 일도 없다.

최근 각국 대표팀 감독들이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 주전들의 부상은 다른 선수들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이는 곧바로 성적으로 연결되는 변수.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 이탈리아의 필리포 인차기 등 핵심전력들이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경주 준비캠프에 입촌한 한국대표팀은 쾌조의 컨디션으로 차분히 월드컵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프랑스와의 격전을 치른 뒤 ‘상처’를 안아 주위의 걱정을 샀던 홍명보와 김남일, 최용수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한국팀의 첫 경기인 다음달 4일 폴란드전부터 베스트 멤버들을 정상가동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프랑스전에서 발등에 타박상을 입은 수비의 기둥 홍명보와 발목을 삔 김남일은 물리치료와 마사지 등을 받으며 부상부위가 많이 호전된 상태. 대표팀의 최주영 물리치료사는 “크게 걱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아직 60%정도의 컨디션밖에 되지 않지만 회복이 빠르기 때문에 이번주 안으로 100%까지 몸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역시 프랑스전에서 옆구리를 차여 타박상을 입었던 최용수도 통증이 다 가라앉았다. 다만 코칭스태프는 29일부터 재개되는 팀훈련에서 홍명보와 김남일은 부상재발을 우려, 정상적인 훈련에서 제외한 채 스트레칭 등으로 간단히 몸을 풀게 할 계획이다.

한국대표 선수들은 28일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하루 휴가를 받아 모처럼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숙소인 경주현대호텔에서 오전 내내 모자라는 잠을 보충하던 선수들은 오후가 되자 외출을 하며 한가로운 시간을 가졌다.

‘해외파’인 황선홍과 안정환은 산악자전거를 타며 천년고도 경주의 신선한 공기를 쐬는 모습이었고 설기현과 이영표 송종국은 불국사를 찾았다. 이천수는 현영민과 함께 시내 영화관에서 시간을 보냈고 포항 스틸러스 소속이라 집이 경주에서 가까운 김병지와 홍명보는 부인들을 불러 식사를 함께 했다.

제주 서귀포 전지훈련에서도 휴일에 골프를 즐겼던 히딩크 감독은 코치들과 함께 보문단지 내의 골프클럽을 찾아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 ‘골프광’인 히딩크 감독은 평균 80타 정도를 치는 ‘싱글 플레이어’로 이날은 주위가 어수선한 탓인지 88타를 기록.

이날 히딩크 감독은 숙소 앞에서 진을 치며 선수들의 식사장면까지 촬영하는 취재진들에게 자제를 요청했고 자전거를 몰고 나가던 안정환도 “오늘만은 인터뷰 안 할게요”라고 말해 대표팀은 모처럼만의 휴일 분위기를 방해받기 싫어하는 모습이었다.

경주〓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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