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日스포츠지 "히딩크 감독랭킹 9위"

  • 입력 2002년 5월 27일 13시 58분


2002 월드컵 축구대회에 참가하는 32개국 대표팀 감독의 순위를 매긴다면 어떻게 될까.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티바'가 최근호에서 감독 32명의 경력과 최근 활동 등을 따져 순위를 매긴 결과 한국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상위인 9위에 올랐다.

세계 무대에 서면 주눅이 들어 헛발질을 해대던 한국 팀을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던가' 싶도록 자신감과 박력에 넘친 팀으로 바꾸어놓은 '명장'에게 어울리는 평가 같다. 한국대표팀의 FIFA 랭킹이 40위인 것에 비하면 히딩크 감독의 명성은 자못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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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문지가 히딩크 감독의 강점으로 꼽은 항목은 선수 재질을 파악하는 능력, 재능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선수를 이끌어 가는 능력, 98년 월드컵때 네덜란드 대표팀을 4강에 올려놓는 등 다양한 경험. 다만 한가지, 승부를 걸어야 할 때 가끔 약해지곤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일본의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은 22위로 한참 뒤처졌다. 경험이 많지 않아 감독으로서 이제 성장 단계에 있다는 것. 그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금새 단점이 눈에 띌 정도라고 이 잡지는 평했다. 그러나 선수를 자신의 전술 속으로 끌어들이는 흡인력은 뛰어나다는 평.

감독 랭킹 1위는 당연한 것일테지만 현재 FIFA 랭킹 1위인 프랑스팀의 감독 로제 르메르 감독. 2위는 아르헨티나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었다.

이 전문지는 감독을 개인별 순위와 함께 등급별로도 나눴는데 히딩크 감독은 3등급(실적은 있지만 현직에서는 아직 충분히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상태)에 들었다. 일본의 트루시 에 감독은 5등급인 '발전도상'에 속한 것으로 분류했다.

이밖에 최연소 감독은 38세인 슬로베니아의 슈레치코 카타네츠. 최고령 감독은 파라과이의 70세 세사레 말디니였는데 이 잡지는 그를 감독 가운데 맨 꼴찌로 평가하면서 '화석'이란 별명을 붙였다. 나이 때문이 아니라 이미 붕괴되기 시작한 이탈리아 축구계를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혹평했다. 인재를 살리기보다는 죽이는 스타일이며 축구 수준을 형편없이 만들어놓은 장본인이며 성적도 보잘 것 없다는 것. 또 세계 흐름에서 벗어난 구세대의 유물로 그를 평가했다.

한편 연봉은 트루시에 감독과 히딩크 감독이 1억2000만엔으로 같았지만 부수입을 포함할 경우 트루시에 감독이 총 4억엔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가대표팀 감독이란 자리는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화려한 이름 만큼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선수들이 각자 소속팀에서 시합을 하고 있어 소집을 하려고 해도 뜻대로 안되는 때가 많다. 또 일단 팀을 구성했다 하더라도 연습시간은 늘 모자란다. 연봉이라 해도 유명한 프로팀 감독에 비하면 매우 적은 편. 또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대표팀 감독에 대해 '잔소리'를 마다않는 축구협회가 있다. 그뿐이던가. 큰 시합에서 한번 지고 나면 온나라가 들썩거리며 감독에게 손가락질을 해댄다.

이같은 여러 제약조건에도 불구하고 도전 정신을 발휘해 국가대표팀을 맡아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명장면을 연출하게 된 32인의 감독 모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것이 어떨까 싶다.<도쿄=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 각국 대표팀 감독 랭킹

순위이름국적등급
1프랑스로제 르메르프랑스

1(실적, 실력 최고)

2아르헨티나마르셀로 비엘사아르헨티나
3잉글랜드스벤 고란 에릭손스웨덴
4포르투갈안토니우 올리베이라포르투갈2(실력 있어 좋은 실적 예고)
5아일랜드마이클 맥카시아일랜드
6세네갈브뤼노 메추프랑스
7중국보라 밀루티노비치유고→멕시코3(실력 있으나 현직에서는 실적 미발휘)
8크로아티아미르코 요지치크로아티아
9한국거스 히딩크네덜란드
10스페인호세 안토니오 카마초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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