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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23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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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은 23일 서울시 의뢰로 분양가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제5차 동시분양 참여 15개 업체가 제출한 분양가 내역서를 토지비, 건축비 등 원가와 주변시세를 기준으로 정밀검토한 결과 11개 업체가 분양가를 과다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주도해 주변시세만을 비교한 지난 4차때 3개 업체가 지적된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이 모임이 처음으로 공인회계사 한국감정원 주택사업자 등을 동원해 토지비 건축비 등의 원가계산을 한 결과다.
▽조사 결과=평가위원회에 따르면 대성산업(서초구 서초동)의 경우 토지비를 원가기준보다 316%나 높게 산정했으며 현대건설(서초구 방배동)은 건축비를 원가기준보다 180% 높은 평당 804만8000원으로 산정했다.
롯데건설(양천구 목동), 보람종합건설(강서구 화곡동), 일신건영(강서구 염창동) 등도 건축비를 원가기준보다 35% 이상 높게 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주건설(은평구 신사동), 일신건영, 한국건설(은평구 역촌동), 롯데건설(양천구 목동), 신도종합건설(양천구 신월동), 월드건설(강서구 염창동, 방화동), 한승종합건설(도봉구 창동) 등은 토지비가 원가기준보다 100∼316% 높았다.
이밖에 원능종합건설(양천구 신월동), 롯데건설, 신도종합건설, 일신건영은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도마에 오른 분양가=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김재옥(金在玉) 회장은 "분양가 자율화를 제대로 하려면 먼저 분양가 산정의 투명성이 확보돼야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며 "현재의 아파트 분양가는 적어도 20% 이상 내려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평가결과는 최근 건교부와 건설업체 간에 분양가 과다 여부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을 끈다.
건설교통부는 22일 경기 용인시 죽전지구에서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아파트용지를 공급받은 업체들이 분양가를 원가의 2배까지 책정,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는 사실상 조합 측이 결정하고 업체는 도급만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분양가 책정의 책임을 지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분양가 인하되나=당장 가시적인 분양가 인하 조치 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평가위원회는 이날 내역서 검토결과를 서울시에 제출했으며 서울시는 이를 다시 해당 자치구에 전달, 자치구에서 해당 건설업체에 자율인하 권고를 하게 된다.
그러나 막상 서울시는 "분양가는 원칙적으로 자율화돼 있으므로 서울시가 나서서 국세청 통보 등을 하는 것은 행정기관의 규제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번 조사결과가 과다 분양가 산정에 제동장치로 기능할지는 미지수다.
반면 김재옥 회장은 "당연히 서울시가 국세청에 통보해야 하며 서울시가 이를 하지 않을 경우 우리 단체 차원에서라도 국세청에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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