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폴란드 대통령 "한국전 응원 가겠다"

  • 입력 2002년 5월 21일 19시 41분


“한국을 잡아야 우리가 산다.”

폴란드 축구는 ‘2’로 끝나는 연도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1982년 스페인월드컵 때는 3위에 올랐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거머쥐며 축구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럼 16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게되는 2002월드컵은 과연 어떨까.

올림픽과 월드컵을 오가며 10년 주기로 짜릿한 승전보를 전해들은 폴란드 국민은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다시 한번 이 같은 역사가 반복, 역대 최고의 성적이라도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국민적 열망을 의식한 듯 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진 알렉산데르 크비치니엡스키 폴란드 대통령(48·사진)도 선수단을 직접 격려하고 나섰다. 21일 바르샤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폴란드가 월드컵에서 갖고 있는 기량의 120%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엥겔 감독도 선전을 약속했다”고 자신감을 심어준 것.

크비치니엡스키 대통령은 “폴란드가 속한 예선 D조는 한국 포르투갈 미국 등 강팀이 많아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공동 개최국인 한국과의 첫판을 이긴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 자리에서 “축구 감독이 아닌 것이 천만다행이고 감독은 대통령보다 훨씬 힘든 것 같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1980년대 스포츠 장관과 폴란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크비치니엡스키 대통령은 잘 알려진 스포츠 마니아. 1988년 서울올림픽에는 선수단 단장으로 한국을 찾기도 했으며 스포츠 잡지사를 경영한 적도 있다. 테니스가 취미로 95년 대통령이 된 뒤에도 경기장을 자주 찾아 게임을 즐겼다.

한국으로 떠나는 선수단에게 대통령 전용기까지 내준 크비치니엡스키 대통령은 다음달 4일 부산에서 열리는 폴란드-한국전을 지켜보기 위해 3일 방한할 예정이다.

뜨거운 관심 속에서 폴란드 대표팀은 800㎏의 자국 음식을 한국까지 공수해 올 계획이며15만달러(약 1억9000만원)에 이르는 우승 보너스에 16강만 올라도 2만5000달러를 지급받게 되는 등 푸짐한 당근이 줄을 잇고 있다.

폴란드 대표팀은 23일 청주공항에 도착, 대전 삼성화재연수원에 캠프를 차린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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