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금감원, 삼애인더스 CB 불법매입 産銀에 기관경고

  • 입력 2002년 3월 29일 18시 27분


금융감독원은 29일 이용호씨가 삼애인더스 해외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이를 사주는 등 ‘검은머리 외국인’ 역할을 한 사실을 적발하고 산업은행에 대해 주의적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산업은행이 삼애인더스 주식을 최고 10.7%나 취득하고도 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것과 관련,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

금감원은 또 산업은행에 불법적인 채권거래를 한 당시 외화유가증권팀장과 감독책임을 맡고 있는 자금거래실장 등 2명을 문책할 것을 요구했다.

금감원의 검사결과 산업은행은 2000년 10월 이용호씨가 발행한 삼애인더스 해외 CB를 산은 측이 인수해주면 이씨가 이를 비싼 가격으로 다시 사준다는 이면계약을 맺고 삼애인더스 해외CB 900만달러어치를 산 것으로 밝혀졌다. 산업은행은 또 CB매입 대가로 산은이 보유한 100만달러어치의 한국디지탈라인(KDL) 해외CB를 이씨가 시장가격보다 비싸게 사도록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한국디지탈라인의 CB가격은 회사의 부도로 액면가의 15%에 불과했지만 이씨는 액면가의 50%에 해외CB를 사들였다.

이씨가 산업은행과 불리한 거래를 한 것은 산은의 도움으로 삼애인더스 해외CB발행이 성공한 것처럼 보인 뒤 주가조작을 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은행은 이번 거래로 180만달러를 벌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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