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실적 저평가 종목 주목하라

  • 입력 2002년 3월 27일 18시 11분


“끝내 ‘큰 장’은 다시 찾아왔다.”

두해 만에 다시 찾아온 종합주가지수 900이 투자자들을 흥분시키는 것은 1,000을 100포인트 앞두고 있다는 심리적 근접성 때문만은 아니다. 사상 최대의 기업실적과 저금리, 저공급이라는 3박자가 만들어낸 이번 장세는 앞서 찾아왔던 세 번의 ‘큰 장’과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는 설렘 때문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대체로 “이제 대세 상승은 확인됐다”며 주가지수에 연연하지 말고 1,000 이후 시대를 주도할 ‘종목을 찾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한다.

▽실적이 좋은 저평가 종목〓그러면 무슨 종목에 투자해야 할까. 증시에서는 만고불변의 진리로 통하는 ‘실적 대비 저평가 종목’이 주가지수 900 이후에도 여전히 우선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PER는 너무 많이 알려진 기준이어서 투자자들이 ‘시시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무시하면 안된다.

PER가 몇 배 이하여야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느냐는 종목과 업종별로 다르다. 절대 저평가 종목을 찾는다면 제조업 중심의 구 경제 관련 주에서는 대략 7배 이하, 정보기술(IT)관련 신경제 관련 종목 중에서는 약 10배 이하 종목에 관심을 둘 만하다.

▽기관 선호주〓앞으로 누가 주식을 사들여 주가지수를 더 끌어올릴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단연 기관투자가다. 우선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 등 투신권의 간접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1994년과 2000년에 주가지수가 1,000을 넘기 전에는 모두 ‘장세호전→간접투자상품으로 자금유입→기관 주식매수 확대→주가상승’의 순서로 이어지는 기관장세가 왔다. 연기금이나 은행 증권 등 투신권이 아닌 기관들의 주식 매수 여력도 충분한 상태.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물량이 많아 전통적으로 기관이 선호하는 중대형 우량주 가운데 다른 종목보다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을 눈여겨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록 주가가 많이 올랐어도 실적이 수반되며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대형 우량주는 계속 기관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수출관련주〓주가지수가 900까지 오른 데는 2·4분기부터는 수출이 살아날 것이라는 믿음이 한몫을 했다. 지난해 9월 이후 내수가 주가와 경기를 띄웠고 그 선순환의 고리를 수출이 이어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자원부는 최근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 늘어났다고 밝혔다. 계속돼온 수출감소세가 12개월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는 것. 또 미국에서도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 IT산업과 자동차의 생산이 증가해 산업생산지수가 저점을 지났다는 점도 대미 수출증가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최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D램반도체, 디지털, 디스플레이 등 이른바 ‘신 3D업종’이 각광받는 것도 수출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윤세욱 KGI증권 이사는 “수출은 늘고 정부가 내수 조절 정책을 쓸 가능성은 높아 내수관련주의 비중을 줄이고 수출관련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종목은 피하자〓강세장 분위기에 휩쓸려 수십배짜리 대박을 쫓는 투자자도 많다. 이같은 투자는 결국 정석(定石)투자에 진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종목 추천 보고서가 나오지 않는 종목은 피한다. 최근 애널리스트들은 주가 전망이 좋지 않은 종목에 대해 아예 보고서를 내지 않는다. “시장 분위기도 좋은데 굳이 나쁜 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

루머를 쫓는 대박 투자도 좋지 않다. 증시에 자금이 흘러 넘치면서 개인투자자의 헛손질을 노리는 고의적인 루머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또 근거없는 루머가 아니더라도 “어느 회사에 인수합병될 가능성이 있다더라”는 식의 ‘막연한 가능성’을 노리는 종목도 피하는 게 좋다.

이런 종목말고도 값이 오를 것이 많기 때문이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종합주가지수 900 이후 관심 종목군
 종목(선정기준)
실적대비저평가주(동양종합금융증권)현대시멘트 제일약품 성도 동원산업 대한해운 삼화전자 캠브리지(구경제 관련주,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PER 4배 이하, ROE 10% 이상 종목)삼성SDI STS반도체 테크노세미켐 우영 코오롱정보 대인정보 단암전자통신 나모(업종 PER가 높은 IT업종 중 업종대비 PER가 낮은 종목)
기관선호주(삼성증권)삼천리 LG건설 한일시멘트 동아제약 LG전선 한국제지 한섬 현대중공업 삼성SDI 현대모비스 국민은행 제일모직 코오롱 한국전력공사 대덕GDS 기아자동차 삼성정밀화학 한진 호남석유화학 웅진닷컴 제일제당 LG전자(부채비율 300% 이하 우량주 가운데 PER 12 이하인 종목)
수출 관련주(메리츠증권)한진해운 한국전기초자 대우조선공업 현대중공업 삼성전기 삼성SDI 코리아써키트 고려아연 삼성물산 삼영전자공업 LG전자 한라공조 SJM LG전선 풍산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한국프랜지공업 현대모비스(메리츠증권 추천종목 중 수출비중 40% 이상)
자료:각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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