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하키의 불행은 언제까지…"

  • 입력 2002년 3월 6일 15시 45분


한국 남자 하키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4강 진출의 쾌거를 일궈냈다.

축구대표팀의 부진과 동계올림픽에서의 수모 등으로 인해 한껏 기죽어 있는 국내 스포츠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만한 성과(^^)를 거둔 한국 남자 하키팀.

하지만 국내 반응은 냉담 그 자체.

지난 24일부터 무려 14일간이나 말레이시아 콸라룸푸트에서 벌어지는 제 10회 남자월드컵하키 선수권대회는 4년마다 세계 16강이 자웅을 겨루는 대규모 대회.

한국은 94년 호주에서 열린 8회 대회 이후 3회 연속 출전하지만 8회 8위, 9회 7위 등 만족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하키는 준우승이라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드러냈지만 준우승의 영광과 팬들의 관심은 찬라에 불과했고 여지없이 비인기 종목으로 되돌아왔다.

절치부심 끝에 한국 남자 하키팀은 이번 대회에 4강에 들었다.

전재홍 남자하키팀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1월 18일 호주 전지훈련을 통해 장기인 속공플레이를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었고 수비조직력과 골키퍼 능력 향상에 최선을 다했다.

전지훈련 직후에도 설 연휴를 반납한체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린 대가가 바로 사상 첫 4강 진출.

하지만 동계 올림픽의 오노 사건에 격렬히 반응했던 국내 언론과 팬들에게는 하키란 종목이 없다.

가히 드림팀이라 불리만한 초호화멤버를 구축해 이번 대회에서 호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그들에게 환호성을 보내주는 이도 없다.

종목을 막론하고 선수들은 팬들의 사랑에 힘을 얻고 더욱 최선을 다하게 된다.

변함없는 진리다.

문제는 이 변함없는 진리를 '4강 진출'이란 쾌거를 이룩한 하키 선수들에게만은 예외라는 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더라도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이들에게 돌아갈 환호와 관심은 크지도 않을뿐더러 그리 길지도 않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하키 선수들.

진정한 스포츠를 추구하는 그들이기에 그 숭고함이 더욱 빛난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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