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日나가사키를 가다]<3>사무라이의 고향 시마바라

  • 입력 2002년 3월 6일 13시 46분


시마바라성
시마바라성
《나가사키현의 가장 동쪽에 자리잡은 시마바라반도는 위풍당당한 시마바라성과 해변도시의 자유로움이 잘 어우러진 도시. 나가사키시의 이국적 정서와 온천지역에서의 달콤한 휴식을 즐겼다면 이제 진짜 일본의 전통이 느껴지는 시마바라성과 무사의 마을로 떠나보자.》

시마바라역에서 5분정도 거리에 있는 시마바라성은 1684년에 성을 축조하기 시작해 7년만에 완성됐다. 5층으로 솟은 시마바라성은 전형적인 일본 성의 건축형태를 갖추고 성안에는 크리스찬 자료관과 향토 ·민속자료관 등이 있다.

크리스찬 자료관에는 1637년 3만7000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기독교 민란을 일으키고 시마바라성을 점거해 90일간 항전했던 기록들이 남아있다. 당시 신자들을 이끌었던 장수는 열여섯살.

지난 10월 출판된 김훈씨의 소설 '칼의 노래' 중에서 임진왜란 당시 선봉에 섰던 일본 장수 '사또'가 십자가 깃발을 꽂고 전투에 임했다는 내용이 함께 떠오르며 당시 일본에서의 그리스도교의 영향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때문인지 시마바라성은 일본 전통체험 뿐만아니라 종교적 성지순례로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시마바라성의 중앙계단을 따라 5층 전망대에 오르면 동쪽으로 시마바라 기차역과 바다가 정면으로 보이고, 서쪽으로는 운젠이 보인다. 날씨가 다소 흐려 보현악과 평성신산의 정상은 구름에 가렸다.

▼무사의 거리▼

무사의 거리, 양옆으로는 무사들이 살던 집들이 보존돼 있다.

옛 무사들의 집을 그대로 복원해 놓은 부케야시키에는 몇 채의 집을 개방해서 내부까지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볏짚을 엮어 만든 초가지붕 아래 검소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무사들의 집들은 곧게 뻗은 400여미터의 마을 중앙길 좌우로 나란히 배치돼 있으며, 집의 규모는 지위에 따라 영주가 결정해줬다. 마을길 가운데로는 호수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물길이 지금도 흐르고 있는데 예전 무사들이 살던 시대에는 음료수로 쓰였다고 한다.

▼잉어가 헤엄치는 마을▼

시마바라는 수질 좋은 물이 풍부하다는 것도 자랑거리의 하나다.

특히 1792년 화산폭발로 생긴 시라치 호수는 현재까지도 1만평에 이르는 크기의 호수에서 매일 4만톤의 물이 솟아나고 있다.

잉어가 헤엄치는 마을

잉어가 헤엄치는 마을은 말 그대로 잉어가 50㎝도 안되는 얕은 개울물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돌아다니고 있다.

1978년부터 깨끗한 마을 물을 유지하자는 취지로 마을 사람들이 키우기 시작한 잉어는 현재 1500여마리.

△볼거리 먹을거리△

■시마바라 화산학습관 -1991년 6월 3일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던 시마바라 반도의 최고봉 후겐다케(보현악·普賢岳)가 분화를 시작했다. 막대한 양의 화산재와 용암은 조용한 고대의 도시를 그대로 뒤덮었고, 보현악 옆에는 화산 분출물로 굳어진 1333m의 헤이세이신잔(평성신산·平成新山)이 새로이 모습을 드러냈다.

화산폭발 당시 흘러내린 토석류가 마을 덮친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 놓았다. 앞으로도 수십년간 출입이 통제될 것이라는 보현악 인근에서는 토석류가 흘러내리는 것을 막기위한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91년 화산폭발 당시의 운젠소학교(위)와 폐허가 된 현재 모습(아래)

■니타도우게 전망대 -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나무에 안개가 얼어붙어 있는 현상인 '무빙'의 아름다움도 볼만하다. 눈이 얼어붙은 눈꽃과는 달리 마치 유리장식과 같은 느낌을 준다. 로프 웨이(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산 정상과 기온차가 약 5~6℃정도 나고 바람이 세차게 불기 때문에 복장에 유의해야 한다.

■무료족탕 - 시마바라항 입구에 위치한 무료족탕. 10여장의 수건까지 비치돼 있으나 대부분 이용자들은 직접 가져온 수건을 사용한다. 물의 온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 10여분을 담그고 있으면 발목까지 벌겋게 달아오른다.

■구조니 - 시마바라난이 일어났을 때 성안에서 식량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남은 떡과 야채를 이용해 만든 음식. 우리나라의 떡국과 비슷하며 찹쌀떡에 어묵과 닭고기, 야채를 넣어서 맑게 끓여 담백하다.

■칸자라시 - 칸자라시는 경단처럼 동그랗게 빚은 작은 찹쌀떡을 달콤하고 시원한 물에 띄워서 먹는 시마바라 특유의 여름 간식이다.

■거리 식수대 - 차가운 용수와 따뜻한 탄산온천수를 마실 수 있도록 거리에 식수대를 설치해 놓았다. 용수는 일반 물맛과 비슷하지만 탄산온천수는 우리나라 약수물과 비슷하면서 따뜻하다.

△여행정보△

■나가사키공항에서 시마바라까지 직행버스 1시간 40분 소요

나가사키현(일본)=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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