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불안한 옆걸음…美日상황 악화땐 후폭풍 우려

  • 입력 2002년 2월 6일 17시 26분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두 개의 화두가 있다.

‘한국증시만 오를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종합주가지수 20일 이동평균선이 지켜지느냐’에 대한 논쟁이다. 지루하게 전개되고 있는 조정이 앞으로 얼마나 길어지며 깊어질지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근거이기 때문이다.

우선 최근 한국 증시가 외국 증시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믿음은 아직 유효해 보인다. 미국증시가 사흘째 하락했고 일본증시가 폭락했음에도 종합주가지수는 이틀째 올랐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증시의 상황이 더 나빠지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5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7.02포인트(0.92%) 내려간 1,838.52를 나타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9월21일 이후 상승추세였지만 1월7일 이후 하락추세로 반전됐다.

교보증권 박석현 책임연구원은 “1,900대가 무너진 나스닥지수가 1,800대 초반도 지켜내지 못하면 지금까지의 상승기조 자체가 의심받을 수 있고 이 때문에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한국 증시도 마냥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일본 증시는 더 심각하다. 5일 9,475.60으로 19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내며 9,500대가 깨진 닛케이지수는 6일 또 54.80포인트가 더 내려 9,420.80으로 장을 마쳤다.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세 번의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1월7일 이후 급락추세다.

신흥증권 이필호 과장은 “지수가 지난해 9월의 저점을 내려가 얼마나 더 내릴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일본 증시가 한국 증시에 충격을 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세 번째 도전을 받고 있는 주가지수 20일 이동평균선도 가까스로 지켜지고 있다. 6일 주가지수는 741.55를 나타내 20일 평균인 739.07을 2.48포인트 상회했다. 주가지수는 4일 20일 평균 아래로 내려갔다가 하루만에 올라섰지만 그 폭은 크지 않다.

대신증권 신용규 수석연구원은 “좀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지수가 이틀째 20일 평균선을 웃돈 것은 일단 바닥 다지기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20일 평균선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방어선이므로 일단 한번 깨지면 깊고 긴 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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