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개미들은 청개구리?…주가-예탁금 3일차 동반움직임

  • 입력 2002년 2월 5일 17시 55분


최근 주식시장의 고객예탁금 증감 추세가 종합주가지수 등락 추세를 꼭 사흘 뒤에 따르는 현상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시에 들여놓은 돈인 예탁금은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뒤따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흘이라는 간격을 꼬박꼬박 지키는 것은 최근 증시의 여러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월2일 오름세로 출발한 주가지수는 1월7일 751.48을 나타낸 뒤 하락추세로 반전했다. 지수를 따라 꾸준히 늘던 예탁금은 3일 뒤인 1월10일 11조8529억원으로 올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내림세를 보인 주가지수는 1월18일 708.47 이후 오름세로 돌아섰고 지수를 따라 줄어들던 예탁금은 거래일 기준으로 사흘 뒤인 1월23일 10조3024억원으로 바닥을 쳤다.

이후 주가지수는 1월28일 780.24까지 올랐다가 내리고 있는 추세다. 예탁금도 사흘 뒤인 31일까지 11조5000억원대를 유지하다가 4일째인 1일 11조3456억원으로 내렸다.

장이 좋으면 시중 자금이 들어오고 나쁘면 빠져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의 독특한 현상은 외국인투자가 등이 주식을 사들여 주가지수가 오르면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팔고 내리면 사는 개인들의 ‘거꾸로’ 투자패턴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한다.

현대증권 황정현 선임연구원은 “개인이 주식을 사면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 예탁금이 줄고 팔면 계좌로 돈이 들어와 예탁금이 늘어난다”며 “주식과 돈은 사고 판 날로부터 사흘째 되는 날 상대방의 계좌로 이동하므로 최근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10조∼11조원에서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는 예탁금 액수도 많은 것을 나타낸다. 10조원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개인들이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해 주식을 팔더라도 돈은 증시 밖으로 꺼내가지 않는다는 뜻.

대우증권 황준현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연초 1조원 정도가 새로 증시에 들어온 이후 예탁금이 더 불어나지 않는 것은 기대감 이상의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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