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연이틀 급등…“대세 상승 다음주가 고비”

  • 입력 2002년 1월 24일 17시 54분



23일부터 주가가 연이틀 크게 오르자 전문가들은 “허를 찔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주초까지만 해도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

약세를 보이던 증시는 23일 호전될 조짐을 내비쳤다. 전날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종합주가지수는 미국 시장에 영향을 받지 않고 2.52% 올랐다. 동양종금증권 박재훈 차장은 “23일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24일의 상승이 이미 예고됐다”고 지적했다. 한국 증시가 펀더멘털 측면에서만 본다면 굳이 미국증시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될 만큼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같은 의견. 황 팀장은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종목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0배를 넘고 있지만 한국의 거래소 종목은 평균 10∼11배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미국 증시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한국 증시가 오를 수 없다는 견해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을 뒷받침한 것은 최근 외국인이 10일 연속 순매도로 9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우는 와중에도 기관과 개인이 매수에 나서 700포인트대를 지켜냈다는 점. 한국 증시의 투자심리가 여전히 상승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덕택에 독자적인 강세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다음 주부터 거래되는 개별주식옵션을 앞두고 관련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미리 사두려는 것도 어느 정도 지수 상승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칫 하락세로 접어들 뻔하던 지수가 전고점을 뚫는 상황으로 급반전했기 때문에 투자심리는 더욱 호전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박재훈 차장은 “전고점을 뚫었다는 것은 저항선을 딛고 올라섰다는 것이며 흔히 새로운 랠리가 시작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들이 한꺼번에 발표되는 다음 주까지는 섣불리 대세 상승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 한국의 12월 산업활동동향을 비롯해 미국의 4·4분기 국내총생산(GDP), 1월 소비자신뢰지수 등 굵직굵직한 지표들의 발표가 예정돼있다. 또한 엔화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외국인의 매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에 따라 △750∼800의 박스권 △800 선 조기 돌파 등 의견이 엇갈리지만 급격한 하락에 대한 우려는 적은 편이다. 업종별로는 이번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내수업종과 소재 업종, 증시 활황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증권업종, 구조조정 기대가 높은 은행 업종 등이 유망 업종으로 꼽혔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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