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역종목 장세'…지수 올라도 하락종목 많아

  • 입력 2002년 1월 8일 17시 36분


최근 코스닥시장에서는 지수는 오르는데 돈을 잃는 투자자는 늘어나는 이른바 ‘역(逆)종목 장세’가 진행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과 별도로 개별 종목들이 상승세를 보이며 상승 종목 숫자가 하락 종목을 크게 웃도는 현상을 ‘종목 장세’라고 한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는 이와 정 반대, 즉 지수는 오르는데 정작 주가가 오른 종목은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역(逆)종목 장세〓코스닥지수는 지난해 12월26일부터 올해 1월7일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7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그런데 이 7일 동안 주가가 떨어진 종목이 주가가 오른 종목보다 많았던 날이 3일이나 된다. 특히 올해 들어 3일과 7일에는 코스닥지수가 올랐는데도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의 2배를 넘나들었다.

8일 코스닥시장에서도 지수의 하락 폭은 0.74포인트에 그쳤으나 하락 종목(472개)이 상승 종목(217개)의 2배를 훨씬 넘어섰다.

▽왜 이럴까〓코스닥시장에서 시가 총액 비중이 큰 대형주의 주가가 오르는 대신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부진하기 때문. 덩치 큰 종목의 주가가 올라 겉으로는 활황처럼 보이지만 실제 개별 종목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코스닥 시장의 정체성 문제로 연결된다. KTF 강원랜드 국민은행 등 코스닥의 대형주는 사실 그 성격상 코스닥보다 거래소가 더 어울리는 종목. 주요 투자 주체도 외국인투자가로 개인투자가가 많이 몰리는 여느 코스닥 종목과는 다르다.

다시 말하면 ‘거래소급’인 몇몇 대형 종목을 빼고 나면 순수한 의미의 코스닥 시장은 최근 상승장에서 별로 힘을 쓰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

최근 거래소의 대중주, 즉 은행 증권 건설 등 개인투자자 선호 종목이 각광을 받으면서 코스닥시장의 대체재(代替財)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도 코스닥으로서는 부담스럽다. 여기에 각종 게이트로 코스닥 기업에 대한 신뢰성의 회복이 늦어지는 것도 문제점이다. 동양증권 김주형 과장은 “하락 종목 숫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의 체감지수가 낮다는 의미”라며 “최근 코스닥지수의 상승세가 코스닥 시장의 전체적인 오름세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닌 만큼 더 이상 큰 폭의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최근 코스닥 상승 및 하락 종목 숫자
날짜상승하락코스닥지수
(전일 대비)
2001년 12월26일32632968.54(+0.11)
27일45922969.43(+0.89)
28일6267172.21(+2.78)
2002년 1월2일53513174.47(+2.26)
3일24642874.49(+0.02)
4일37328675.45(+0.96)
7일25643076.09(+0.64)
8일21747275.35(-0.74)
자료:코스탁증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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