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거미손 가진 사나이

  • 입력 2001년 12월 31일 11시 09분


▼골키퍼▼

공수 양박자를 갖춘 파라과이 칠라베르트(37·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독주 체제에 프랑스의 파비앙 바르테즈(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탈리아의 지안루이기 부폰(24·이탈리아 유벤투스), 폴란드의 두덱(29·잉글랜드 리버풀), 독일의 올리버 칸(33·독일 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 간판 골키퍼들이 치열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골넣는 골키퍼’로 유명한 칠라베르트는 두 말이 필요없는 남미의 간판 스타. 지난해 5월 프랑스컵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막고 넣는’ 원맨쇼로 소속팀에 35년만의 우승컵을 바쳤고 월드컵 남미 예선 14경기에서도 4골을 차넣어 웬만한 공격수 못지않은 공헌을 했다.

그는 또 강력한 카리스마와 철벽같은 수비력으로 98년까지 2년 연속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이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 골키퍼에 올랐고 98프랑스월드컵때는 우승팀인 프랑스의 바르테즈를 제치고 최우수 골키퍼로 뽑혔다. 불혹을 코앞에 둔 그의 남은 꿈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사상 첫 골을 넣은 골키퍼가 되는 것.

98월드컵 본선 7경기에서 단 2골만 허용, ‘야신’상을 수상했던 바르테즈는 1m83, 73kg의 탄탄한 몸매에 탁월한 판단력과 순발력으로 최강 프랑스를 이끌고 있다. 아킬레스건은 굴곡 많은 사생활과 간혹 엉뚱한 실수를 한다는 점.

그는 94년 대표팀 주전이었던 버나드 라마의 부상으로 행운을 잡았으나 96년 마약 복용 혐의로 4개월 출장정지 처분을 받아 무대에서 사라질 뻔했다. 뒤이어 라마가 자해소동과 약물복용 혐의로 곤두박질하면서 또 한번 대표팀 주전으로 복귀했다.

지난해에는 소속팀에서 실수를 연발, 조롱거리로 전락하기도 했다. 11월26일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상대 공격수에게 볼을 패스하는 등 어이없는 실책으로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고 앞서 유럽 챔피언스리그 데포르티보 코루나전에서는 문전에서 상대 공격수에게 볼을 빼앗겨 실점했다.

이탈리아 부폰이 오히려 주목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폰은 지난해 7월 파르마에서 유벤투스로 옮기면서 이적료만 5100만달러를 기록, 골키퍼 사상 역대 최고 몸값에 올랐다. 2000년 유럽선수권때는 부상으로 프란체스코 톨도에게 주전을 내주기도 했지만 이후 몸이 회복되면서 팀 간판으로 완전히 복귀했다. 어떤 경기에서도 흔들림 없는 담력과 말디니가 이끄는 수비 라인과의 절묘한 호흡이 강점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의 파상 공세에 맞설 폴란드 두덱과 불안한 수비 라인에도 불구하고 독일을 기어이 본선에 올린 칸도 빼놓을 수 없다. 둘 다 순발력과 상황 판단이 빠르고 특히 두덱은 폴란드의 전설적인 골키퍼 얀 토마스 제우스키가 “세계 최고의 수문장”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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