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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8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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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을 추진중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15평형 아파트를 낙찰 받으려고 무려 148명이 응찰한 것. 이 아파트는 10월 1차 경매 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된 물건. 하지만 이날은 감정가 2억원보다 훨씬 비싼 2억7100만원에 낙찰됐다. 현재 이 아파트의 시세가 2억8000만원이니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시세보다 비싸게 산 꼴.
집을 팔려고 계약금을 받은 사람들이 수천만원의 위약금을 물면서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매물 품귀현상을 빚다보니 거래는 뚝 끊어진 상태다.
▽폭발하는 아파트값〓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13∼27일 2주 동안 서울 강남구 2.71%, 서초구 2.42%, 송파구 2.97%, 강동구 2.14%로 강남권 아파트값이 폭등했다.
15평 이하 소형 아파트의 상승세는 더하다. 지난 2주간 서초구 9.94%, 송파구 9.82%, 강남구 5.29%씩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2주 만에 2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리서치센터 이종아(李鐘娥·여) 차장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의 급등세”라며 “공인중개사들도 가격상승 폭이 비정상적으로 커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도곡동의 21세기 녹원부동산 관계자 역시 “아파트값이 ‘미쳤다’는 표현 외에 달리 설명할 말이 없다”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투자 주의해야〓이처럼 짧은 기간에 아파트 값이 급등하는 데는 △내년에 집 값이 크게 오른다는 전망에 대한 기대심리 △분양권 전매에 대한 과세 강화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 급증 △방학철을 맞은 이사 수요 증가 △집 주인의 호가 경쟁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최근 국토연구원의 내년에 집 값이 오를 것이라는 발표가 보도되면서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으로 상승세가 폭발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유니에셋 이왕범(李旺範) 이사는 “거래도 없으면서 가격만 폭등하는 이상현상”이라며 “가격 폭락의 우려가 있는 만큼 높은 값에 덥석 집을 샀다가 낭패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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