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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0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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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쭉날쭉한 증시 상황 때문에 ‘우량주를 사두고 오랫동안 묻어두는’ 투자자는 별 재미를 못 봤다. 89, 94, 99년 3차례나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었지만 언제나 다시 500 근처까지 곤두박질치곤 했다.
결국 초단기 투자가 ‘가장 한국적인 투자방식’으로 자리잡고 말았다. ‘데이트레이딩 비율 세계 최고’라는 기록은 한국 증시의 슬픈 자화상이다.
과연 우량기업에 투자하고 오랫동안 지켜보는 투자 방식은 국내 증시에서 불가능한 것일까. 선진국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투자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는 ‘장기투자’의 가능성을 10명의 증권전문가에게 물어봤다.
▽3년 이상 장기투자, 희망은 있다〓10명의 전문가 중 5명이 장기투자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국내 증시의 투명성과 수준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엄정히 반영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높아졌다”며 장기투자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동부증권 장영수 기업분석팀장도 “금융자산의 투명화가 이뤄지고 있고 기업구조조정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국내 증시의 장기적인 상승세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또 저금리시대에 주식이 유일한 장기투자 대안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주장(대우증권 이영원 과장)도 있었다.
신영증권 장득수 부장은 장기투자의 궁극적인 장점을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시간은 내 편’이라는 확신을 갖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3년이 아니라 10년을 내다봐도 좋다. 좋은 주식을 오래 갖고 있을수록 원하는 수익률을 달성했을 때 팔 기회가 자주 돌아온다”며 장기투자를 추천했다.
그러나 아직 장기투자가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5명이나 있었다. 신한증권 박효진 투자전략팀장은 “아직 한국 경제의 구조가 선진국처럼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 기간 증시가 특정한 박스권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02년 중기투자, 지금이 기회다〓10명 중 9명의 전문가가 내년 중기투자의 성공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매일 시황판을 들여다 볼 필요 없이 우량종목을 선택하고 ‘마음 편히 생업에 종사하더라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추천이다.
현대증권 오성진 차장은 “2002년은 앞으로 2, 3년간 계속될 증시 랠리의 출발점이 될 것이므로 최소한 1, 2년 정도의 중기투자는 성공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경기가 내년 2·4분기부터 회복되기 시작해 2004년에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기투자를 권했다.
그러나 동양증권 김주형 과장은 “2002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최근 증시의 상승세에 충분히 반영이 됐기 때문에 내년만 놓고 본다면 중기투자는 적절치 않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어떤 종목을 고를까〓‘속 편하게 묻어둘 수 있는’ 두 종목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 10명의 전문가 중 무려 9명이 삼성전자를 첫손가락에 꼽았다. 평범해 보이는 추천이지만 삼성전자만큼 장기투자에 적합한 종목은 없다는 지적.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고 반도체 가전 통신기기 등 다양한 매출구조를 갖고 있어 어지간한 경기의 부침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형 우량주인 SK텔레콤과 국민은행도 각각 2명의 전문가에게 추천을 받았다. 또 코스닥시장에서는 대표 우량주인 엔씨소프트와 휴맥스가 각각 추천을 받았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 장기투자 가능한가 | ||||
| 전문가 | 3년이상 장기투자 | 2002년 중기투자 | 핵심주장 | 추천종목 |
| 삼성 김지영 팀장 | ○ | ○ | 한국 증시가 기업 펀더멘털을 충분히 반영할 정도로 발전 | 삼성전자 SK텔레콤 |
| 신한 박효진 팀장 | × | ○ | 내년 경기 호전이 예상되므로 1년정도 중기투자는 가능 | 삼성전자 조흥은행 |
| 대우 이영원 과장 | ○ | ○ | 저금리 시대에 주식투자가 대안으로 부상할 것임 | 삼성전자 휴맥스 |
| 신영 장득수 부장 | ○ | ○ | 오래 기다릴수록 투자자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짐 | 삼성전자 신세계 |
| 교보 임송학 팀장 | × | ○ | 3년이상 장기투자를 하기에는 아직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높음 | 삼성전자 하나은행 |
| LG 황창중 팀장 | × | ○ | 경기 고점은 2004년으로 예상. 앞으로 1,2년정도 장기투자 가능 | 삼성전자 SK텔레콤 |
| 동양 김주형 과장 | ○ | × | 내년에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어려울 것. 2003년 회복 가능 | 삼성전자 국민은행 |
| 리젠트 김경신 상무 | × | ○ | 주가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형성됨 | 국민은행 교보증권 |
| 현대 오성진 차장 | × | ○ | 내년부터 2년 정도의 상승 랠리가 시작될 것 | 삼성전자 LG전자 |
| 동부 장영수 팀장 | ○ | ○ | 한국 경제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있음 | 삼성전자 엔씨소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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