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부 "100엔=1000원 고집 않겠다"

  • 입력 2001년 12월 20일 17시 56분


정부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더라도 원-엔환율을 무리해서 100엔당 1000원 이상 수준으로 유지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30엔선까지 오를 경우 이를 원화 가치에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20일 “원-엔환율이 100엔당 960원선까지 떨어졌던 98년에도 경상수지는 대규모 흑자를 냈다”며 “한국과 일본의 경제 여건(펀더멘털)이 다르기 때문에 엔화 약세를 그대로 원화약세로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재경부의 다른 관계자도 “최근 2년여 동안 원-엔환율이 100엔당 1050∼1100원 사이에서 움직여 외환당국이 100엔〓1000원이란 등식을 깨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엔-달러환율의 변동 수준이 달러당 120∼125엔에서 125∼130엔으로 높아진 만큼 원-엔환율도 이에 맞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소장 김창록·金昌錄)는 이와 관련, 최근 재경부에 제출한 ‘엔 약세에 따른 외환시장 영향 및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원-엔환율을 100엔당 1000원으로 유지하는 데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며 “1000원 밑으로 떨어져도 수출경쟁력이 예상보다 크게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원-엔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지면 수입 단가가 하락하고 엔화표시 부채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면서 “엔-달러환율과 아시아 국가의 환율 움직임에 따라 원-엔환율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엔-달러환율 상승폭(엔화가치 하락)만큼 원-달러환율이 오르면 주식시장에 들어와 있는 투자자금이 급속하게 이탈하는 등 역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해 엔화 약세폭의 일정 부분은 원화 강세로 흡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UBS워버그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엔-달러환율이 앞으로 1년 후 평균 달러당 130엔(120.0∼145엔)을, 원-달러환율은 평균 1276원(1175∼1380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주요투자은행의 환율 전망
기 관엔-달러환율엔-달러환율
향후3개월향후1년향후3개월향후1년
ABN암로125.0128.01,3001,295
바클레이즈127.0140.01,2201,350
CSFB127.0130.01,3201,340
JP모건118.0120.01,3201,290
BNP파리바130.0145.01,2801,380
UBS워버그125.0130.01,3501,350
골드만삭스129.0120.01,2501,175
모건스탠리128.0122.01,3501,250
ING베어링125.0130.01,2401,210
메릴린치125.0125.01,2801,210
도이체방크127.0140.01,2751,200
주:환율 전망 시기는 2001년12월7~14일임.(자료: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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