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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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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실시된 서울시 11차 동시분양에서 11만1500여명이라는 사상 최대의 청약 인파가 몰렸는가 하면 부산 울산 천안 등 지방 도시에서도 수천 명이 신청하고 계약접수 1주일 만에 계약을 마감하는 일도 적잖다.
업체들도 이 같은 분위기를 파악해 예년과 달리 연말인데도 아파트 공급을 늘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초 청약접수가 시작될 서울시 12차 동시분양에 10개 업체가 11개 현장에서 2500여 가구를 공급할 방침이다. 이는 99년의 경우 12차에서 92가구, 2000년 12차에는 186가구가 각각 공급된 것과 비교할 때 대폭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주택시장의 열기가 계속되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들면서 발생한 수급 불균형으로 올해 집값이 큰 폭으로 뛰었고 내년에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내집 마련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 금융권 저금리로 대출금리가 6%대로 떨어지면서 자금 부담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또 내년 3월 말부터는 청약부금과 청약예금 1순위 대상자가 100만명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첨 기회가 줄 것을 우려한 청약 통장 가입자들이 공격적으로 청약에 나선 것도 세밑 주택시장을 달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는 인기지역에 당첨되면 분양권 전매를 통해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시장이 과열 기미를 보이자 ‘묻지마 투자자’도 극성이다. 4일에 있은 서울지역 1순위 청약접수에서 전 평형 마감된 LG건설의 서울 강남구 개포동 LG빌리지의 김철호 분양소장은 “212가구 모집에 3만139명이 신청했는데 절반 이상은 모델하우스도 보지 않고 청약한 사람으로 추정된다”고 말할 정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파트 분양가가 상당히 오른 만큼 프리미엄만 노린 투자는 투자이익은커녕 청약 기회만 잃을 수 있다며 실수요자들의 신중한 투자 자세를 강조했다.
인터넷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의 김희선 상무는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는 분양가가 상당히 오른 상태인데다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는 아파트도 일부에 불과하다”며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정보회사 ‘내집 마련 정보사’ 김영진 사장도 “최근 주택시장에선 ‘떴다방’ 등이 가세해 거품이 많다”며 “눈에 보이는 상황에 휩쓸려 무작정 청약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 서울시 동시분양 청약경쟁 추이 | |||
| 차수 | 분양가구 | 청약자수(명) | 경쟁률(%) |
| 1 | 153 | 17 | 0.1 |
| 2 | 1,021 | 3,303 | 3.3 |
| 3 | 1,648 | 10,712 | 6.5 |
| 4 | 2,066 | 6,553 | 3.2 |
| 5 | 2,493 | 26,894 | 10.8 |
| 6 | 2,541 | 15,014 | 5.9 |
| 7 | 38 | 12 | 0.3 |
| 8 | 2,040 | 18,286 | 9.0 |
| 9 | 1,884 | 39,691 | 21.1 |
| 10 | 3,944 | 55,624 | 14.2 |
| 11 | 6,481 | 111,525 | 1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