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동양 위성우 “날자꾸나 식스맨”

  •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28분


위성우
동양 오리온스의 식스맨 위성우(30)는 요즘처럼 신이 난 적이 없다.

프로에서 세 시즌을 뛰도록 후보 신세로 벤치에서 동료들 뛰는 모습만 멍하니 지켜보던 그가 올 시즌 특급 식스맨으로 이름을 날리며 인터뷰 요청까지 받는 유명세를 타고 있기 때문. 쉬는 날 집에 갈 때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TV에도 자주 등장해 연락이 끊겼던 친지로부터 안부 전화도 온다.

4일 안양에서 열린 SBS 스타즈와의 경기에서도 위성우의 활약은 대단했다. 출장시간은 22분17초에 그쳤지만 알토란같은 16점을 터뜨리며 팀의 14점차 완승을 이끌었다. 특히 SBS가 5점차까지 쫓아온 4쿼터 후반에는 림도 건드리지 않는 깨끗한 3점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빠른 발을 이용한 수비도 돋보였다. SBS와의 1차전에 이어 이날도 김훈을 단 2점에 묶는 수훈을 세운 것. 지난 시즌 SBS에서 뛰었던 위성우가 친정팀을 울리는 데 앞장을 서고 있는 셈. SBS로서는 땅을 칠 노릇이다.

실업 현대와 상무를 거친 위성우는 발목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주전 김병철을 대신해 출전기회를 잡았다. 악착같은 수비로 상대 주득점원의 발목을 묶었고 슈팅 감각이 뛰어나 고비에서는 한방까지 터뜨리며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받고 있다. 워낙 성실한 성격으로 팀에서 두 번째 고참인데도 훈련 한번 게을리 하는 법이 없다는 게 동양 김진 감독의 칭찬.

동양에서 행운의 대타 출전으로 빛을 보고 있는 경우는 위성우뿐만 아니다. 포워드 박재일은 오른쪽 종아리를 다쳐 뛸 수 없는 전희철의 빈자리를 너끈하게 메우고 있다. 탄력이 좋아 리바운드에 자주 가담하는가 하면 3점슛 라인 밖에서 던지는 장거리포도 정확하다. 김진 감독은 “주전이 빠진 상황에서 위성우와 박재일이 기대 이상으로 해준 덕분에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빅스는 시즌 개막 전 ‘베스트5’인 포인트가드 홍사붕이 컨디션 난조를 보여 애를 태웠다. 하지만 KCC에서 트레이드해 온 최명도가 오히려 홍사붕을 능가하는 게임 리딩과 공격력을 보이며 팀의 단독선두 행진을 이끌고 있다. 따라서 SK 빅스 유재학 감독은 홍사붕이 정상을 되찾은 요즘에도 최명도를 스타팅 라인업으로 기용할 때가 많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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