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헉! 지옥사자다”…한국팀 공포의 체력검증관

  •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28분


“요즘 대표 선수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

제주 서귀포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장을 찾은 취재 기자들에게 김대업 대표팀 주무가 불쑥 엉뚱한 질문을 했다. 당연히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이라는 대답이 나올 터였지만 김 주무가 지목하는 인물은 전혀 달랐다.

바로 2일부터 대표팀에 합류한 네덜란드의 체력 측정 전문가 닐 드프리스(26)였다. 그는 첨단 장비를 이용, 선수 개개인의 체력과 지구력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측정하고 분석하는 일을 맡고 있다. 네덜란드와 오만 전지 훈련에서 선수들의 체력을 측정한 적이 있지만 그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 물론 히딩크 감독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감독의 지시가 있는 날 ‘불시’에 측정을 하게 된다.

선수들은 이미 두 차례나 ‘체력의 한계’를 측정한 뒤 녹초가 됐던 기억이 있다. 드프리스씨의 세 번째 출현이 달가울 리가 없다. 하지만 더욱 선수들을 긴장시키는 것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결과. 히딩크 감독의 주전 선수 선발에 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자칫 대표팀 탈락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는 일. 이 때문에 선수들은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대표팀 관계자는 “같은 포지션의 선수끼리는 산책도 함께 하지 않는다”며 대표팀의 분위기를 전했다. 선수들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서귀포〓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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