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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4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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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 강경자세,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시 남남(南南) 갈등 증폭 가능성, 대북 추가지원이 여의치 않은 국내 분위기 등을 들어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특히 남북이 최근 6차 장관급회담 결렬 이후 상호 비방에 가까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어렵다는 점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상식’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김 대통령이 유럽 방문에 앞서 “(김 위원장의 답방을) 단언할 수 없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발언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따라서 국가정보원의 고위관계자가 3일 국회 정보위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에 대해 ‘일부 언론의 보도’까지 비판하면서 희망적인 관측을 한 것은 아무래도 전후 정황을 도외시한 무책임한 발언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심지어 이 관계자가 “남북한 두 정상 간의 합의사항이고 (김 위원장이) 수 차례나 약속한 것으로 일단 실현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통일부 내에서조차 “현 정부가 여전히 김 위원장의 답방에 목매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무성하다.
설사 여권이 정치적 이유 때문에 김 위원장의 답방을 원한다 해도 냉정한 분석과 판단을 전하는 것이 정보기관의 본분이 아닐까. 다른 사안도 아닌 남북문제에 대해 ‘권력자의 귀를 즐겁게 하는 말’이야말로 독약과 다름없는 해(害)라는 것을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되새겨야 할 것 같다.
김영식<정치부>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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