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美테러 무역센터 주변건물 붕괴…"바람-파편 탓"

  • 입력 2001년 12월 3일 18시 46분


세계무역센터 주변건물의 붕괴는 바람과 파편때문인것으로 밝혀졌다.
세계무역센터 주변건물의 붕괴는 바람과 파편때문인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인 과학자가 세계무역센터 붕괴 당시 일어난 지진 기록을 토대로 당시 붕괴 과정을 정밀하게 밝혀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110층짜리 쌍둥이 빌딩의 붕괴로 주변의 건물들까지 무너지거나 손상된 것은 붕괴 과정에서 생긴 지진이나 진동 때문이 아니라 바람과 건물 조각에 의한 충격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맨해튼에서 북쪽으로 34㎞ 떨어진 곳에 본부를 두고 있는 콜롬비아대 레이몽-도허티 지진관측소는 13개의 관측장치로 붕괴 당시의 지진파를 포착했다. 이 연구소에서 일하는 김원영 박사는 이 지진파를 분석해 미국지구물리학연맹의 잡지인 Eos 최근호에 공개했다.

분석 결과 두 대의 비행기가 충돌할 때 발생한 지진은 진도 0.9와 진도 0.7이었다. 약 한시간 뒤 건물이 붕괴하면서 발생한 진동은 이보다 훨씬 커서 10초 동안 진도 2.3과 2.1의 지진을 일으켰다. 간신히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이런 지진은 이번 사건 말고도 맨해튼에서 올해 두 번 발생했다. 보통 건물은 진도 4.5 정도는 돼야 붕괴된다.

이처럼 지진의 규모가 작았던 것은 붕괴 에너지의 1만분의 1만이 지진 진동으로 전환됐고, 대부분의 에너지는 구조물을 휘게하거나 산산조각으로 부스러뜨리는 데 소모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처의 건물이 손상되거나 붕괴된 것은 떨어지는 건물의 잔해와 충돌하거나, 붕괴 때 건물의 밑층에서 발생한 강력한 바람에 의해 주먹만한 크기의 파편들이 날아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원래 쌍둥이 빌딩은 보잉707이 부딪쳐도 견디도록 설계됐다. 충돌한 보잉767은 이보다 큰 비행기였고 화재의 고열로 인해 결국 내려앉고 말았지만, 당시 건물에 있었던 2만5000명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꽤 오래 견뎌냈다.

<신동호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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