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LG 조성원 “역시 해결사”

  • 입력 2001년 11월 28일 09시 49분


조성원
연장전 남은 시간은 불과 8초. 스코어보드는 여전히 105-105 동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마지막 공격권을 가진 삼보 엑써스는 김승기가 드리블을 하며 시간이 흐르길 기다리다가 팀의 해결사 허재에게 볼을 건넸다.

그 순간 LG 세이커스의 구병두가 볼을 가로채 역시 팀의 해결사 조성원에게 건넸고 골밑으로 쏜살같이 달려간 조성원은 불과 0.92초를 남기고 천금같은 레이업슛으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LG가 27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벌어진 2001∼2002 애니콜 프로농구 삼보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조성원의 속공 레이업슛으로 107-105로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이틀 전인 25일 KCC 이지스전에서 역시 연장전 끝에 승리해 6연패의 사슬을 끊었던 LG는 이로써 연속 연장전을 모두 쓸어 담는 놀라운 막판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수에서 벌어진 코리아텐더-SK 빅스의 경기도 역시 4쿼터 안에 승부를 내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승부는 마이클 매덕스가 연장전에서 팀이 얻은 12점 중 8점을 책임진 코리아텐더의 93-86 승리. SK 빅스는 이날 패배로 2연패에 빠졌지만 여전히 2위 그룹을 반 게임차로 앞서며 선두를 유지했다.

LG-삼보전은 ‘창’과 ‘창’의 싸움. LG는 한국 최고의 슈터 조성원(27득점)이 3점슛 6개를 쏘아올리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갔고 삼보는 2쿼터 4분16초를 남긴 시점부터 ‘농구천재’ 허재(32득점 7어시스트)가 나와 코트 내외곽을 휘저으며 균형을 맞춰 나갔다.

LG는 4쿼터 종료와 연장 종료시점에서 ‘러키보이’ 구병두 덕분에 두 번이나 구사일생했고 반대로 삼보는 두 번 모두 어이없는 반칙으로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4쿼터 종료 28초전. 89-91로 2점 뒤지고 있던 LG는 구병두가 양경민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어렵게 연장전으로 승부를 끌고 갔다.

끝없는 랠리 끝에 맞이한 연장종료 8.09초전. 구병두가 이형주의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105-105를 만든 뒤 가로채기를 조성원에게 연결시켜 값진 승리를 일궈냈다.

삼보 포인트가드 김승기는 이날 보조공격수 역할을 하며 11득점, 10어시스트, 10리바운드로 SK 빅스의 조니 맥도웰에 이어 시즌 2호 트리플더블을 기록했으나 안타까운 패배로 표정이 밝을 수 없었다.

<원주〓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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