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히딩크 감독 "젊은 피로 유럽벽 넘겠다"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8시 57분


히딩크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바라는 최상의 월드컵 본선 조편성 시나리오는 뭘까.

대답은 “어느 팀과 붙어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유럽팀에 대한 징크스를 더 이상 거론하지 말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그가 이처럼 한국의 ‘유럽 공포증’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1월 홍콩 칼스버그컵 노르웨이전 경험 때문. 그는 “당시 한국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벤치로 걸어가는 동안 노르웨이 선수들을 보고 지레 겁을 먹었다. 결국 잔뜩 움츠러든 채 제 기량을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하고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위축되면 결과는 뻔하다는 게 히딩크 감독의 생각이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축구 전망에 대해 송종국 이천수 최태욱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비교적 밝다(rather bright)”고 말했다. 겁 없는 신예 선수들을 주축으로 그간 유럽 징크스에서 크게 벗어났고 최근 크로아티아와의 두차례 평가전이 이를 입증한다는 주장이다.

또 그는 “유럽팀을 회피하려고만 하면 정신적으로 약해질 뿐이고 한국축구의 발전도 덩달아 늦춰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유럽팀을 상대해 좋은 성적을 거두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은 내달 9일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개장기념으로 열리는 미국과의 친선경기는 물론 앞으로 남은 각종 대회에서도 ‘젊은 피’를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과거 유럽팀과 경기를 해 본 경험이 별로 없어 징크스에서 자유로운 젊은 선수를 주축으로 유럽 벽을 넘어서겠다는 복안이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