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프로야구 '연봉킹' 자존심 걸었다"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8시 42분


“프로는 돈으로 말한다.”

누가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는 그의 연봉이 얼마인지를 알면 된다. 내년 시즌 프로야구 ‘연봉킹’ 자리를 놓고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경쟁자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31·기아)과 ‘국민타자’ 이승엽(25·삼성), 양준혁(32·LG) 등 3명. 이들 외에 일본 프로무대에서 컴백한 한화 정민철이 있지만 2년간 3승2패의 보잘것없는 성적을 거두고 돌아온 점을 감안하면 최고연봉의 대열에 끼긴 힘들다. 이들 ‘삼총사’의 연봉예상액은 최소 4억원, 최고 5억원.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하고 있는 내년 최고연봉자 예상 여론조사에선 이종범이 40%가 넘는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종범 "누라 뭐라든 최고의 타자 최고연봉 당연히 내차지"

공수주 3박자를 두루 갖춘 최고수준의 타자. 인기면에서도 ‘전국구’다. 그가 그라운드에 몰고 다니는 팬만 최소 2000명 정도라는 게 구단의 분석. 일본에서의 실패 때문에 지난해까지 8억원을 받던 이종범은 올해 3억5000만원으로 떨어진 연봉을 감수했다. 3년반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올해 후반기부터 보여준 이종범의 활약상은 최고연봉을 줘도 아깝지 않다. 해태라면 몰라도 재력이 탄탄한 기아가 ‘돈싸움’에서 밀릴까?

▼이승엽 "해외진출 눈물로 포기 구단 최소한의 배려 기대"

해외진출 포기의 대가로 삼성은 최고수준을 보장했다. 삼성의 신필렬 사장은 “다른 스포츠는 몰라도 적어도 프로야구에선 최고대우를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의 간판이자 ‘국민타자’라는 인지도가 있다. 이승엽도 “해외진출의 꿈까지 접었는데 구단에서 최소한의 자존심은 세워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종범과의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도장을 찍는 사람이 불리하다.

▼양준혁 "9년연속 3할대 타율 어딜가든 실력발휘 자신"

자유계약선수(FA)라는 게 큰 이점. 프로 첫 9년 연속 3할타율에 올 시즌 타격왕 타이틀이 빛난다. 어디로 가든 중심타선에 들어갈 실력이다. 그는 소속구단인 LG와의 협상에서 기세 좋게 36억원(4년계약에 사이닝보너스 20억원, 연봉 4억원)을 불렀다. 타팀과의 협상테이블에서 계약금은 내려갈지 몰라도 연봉은 4억원대를 고수할 듯하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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