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양준혁 'FA 미아' 되나

  • 입력 2001년 11월 23일 18시 30분


양준혁
양준혁(32·LG)은 ‘수혜자’일까, ‘피해자’일까.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기한을 10년에서 9년으로 단축했을 때 다들 최대 수혜자는 양준혁이라고 했다. 93년 데뷔 이후 아무도 해내지 못한 9년 연속 3할타율의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왼손슬러거 양준혁이 FA자격을 얻었으니 각 팀의 치열한 쟁탈전이 예상될 만했다.

하지만 막상 협상이 시작된 뒤 분위기는 썰렁해졌다. 워낙 거물이라 몸값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 양준혁은 18일 LG와의 협상테이블에서 36억원을 불렀다. 계약금 20억원에 연봉 4억원씩 4년계약을 보장해 달라는 것. 하지만 이틀 후 LG는 협상중단을 선언했다. “금액차가 너무 나 더 이상 얘기할 수 없다”는 게 주된 이유.

양준혁은 한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 그는 “협상이라는 게 이쪽에서 얼마를 부르면 저쪽에서도 액수를 제시해 서로 중간점에서 타협을 하는 게 아니냐. 그런데 구단제시액도 말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했다”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

다른 구단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올해 연봉이 2억7000만원인 양준혁을 영입하기 위해선 연봉의 4.5배인 12억1500만원을 소속구단에 보상해야 하기 때문에 그의 요구액까지 합치면 몸값이 48억여원에 달해 부담스럽기 때문.

자칫 ‘야구계의 미아’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양준혁은 “일본에서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있다”며 “한국에서 못 뛰면 일본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