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별똥별 보러 갑시다…유성우 감상법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4시 29분


박 석 재
박 석 재
박석재(대전 시민천문대 명예대장,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오는 11월 18일(일) 밤부터 19일(월) 새벽에 이르기까지 제법 볼만한 '별똥비', 유성우가 예고되고 있다. 바로 1998년 수능시험날 '유성우 소동'을 일으켰던 '범인', 사자자리 유성우다. 당시 어떤 언론이 '이번 유성우 관측은 실패했다'라고 보도했었는데 이는 아마 유성우가 이름 그대로 '비오듯' 쏟아지는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자. 유성우를 관측하는 일에 무슨 성공이 있고 실패가 있겠는가. 하룻밤 사이 수백 개의 유성만 봐도 평생 볼 수 있는 유성을 다 보는 것 아닌가. 떨어지는 유성을 보고 소원 하나씩 비는 우리 풍습을 생각하면 한꺼번에 수백 개의 소원을 빌 절호의 기회가 아니냐 말이다. 이처럼 유성우는 '낭만의 눈'으로 바라볼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필자도 당시 처음으로 200개정도의 유성을 봤다.


1999년에 촬영된 사자자리 유성우 ☞

유성우 정보는 인터넷 시대를 맞이하여 국제적으로 공유되기 때문에 조작되거나 과장될 수 없다. 매년 이맘때면 나타나는 사자자리 유성우에 관해서도 1999년과 2000년에는 별다른 소식이 없지 않았는가. 하지만 올해에는 여러 나라 천문학자들에 의해 시간당 2천 5백 개에서 만 5천 개까지 예보되고 있고 특히 우리 나라가 좋은 관측지로 손꼽히고 있다. 더구나 18일에는 달이 초저녁에 져 달빛의 방해도 없으므로 우리가 볼 수 있는 유성의 개수가 최소한 몇백 개는 보장된다. 어떻게 이 기회를 그냥 보내겠는가.

유성우를 관측하는 요령이나 장비는 따로 없다. 밤 11시부터 새벽 5시 사이 도시 불빛을 피해 시야가 트인 캄캄한 곳으로 가면 온하늘로 퍼져나가는 유성들을 보게 된다. 주의사항은 사자자리가 떠오르는 동쪽 하늘을 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늘을 오래 올려다보면 목이 아프므로 두꺼운 옷을 입고 자리에 누워서 보는 것이 최고다. 운이 좋으면 온하늘을 가로지르는 유성, 빨간 불덩어리처럼 나타나는 유성, UFO 같은 유성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장관이 밤하늘에 정말로 펼쳐질 지도 모른다.

유성우 때문에 1998년에 천체망원경이 많이 팔려나간 해프닝이 있었는데 이는 물론 잘못된 것이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유성을 망원경으로 추적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하늘 높이 영롱하게 빛나는 목성과 토성을 망원경으로 같이 관측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목성의 4개의 달, 토성의 고리만으로도 우주의 신비를 느끼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리온, 큰개, 황소 같은 겨울철 별자리를 같이 헬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이런 목적이라면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가하거나 시민천문대 또는 사설천문대에 알아보면 좋을 것이다.

이제 오직 날씨가 포근하고 맑기를 바라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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