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애리조나 22안타 "끝까지 가자"

  • 입력 2001년 11월 4일 18시 58분


랜디 존슨이 1회 특유의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위력적인 강속구를 던지고 있다.
랜디 존슨이 1회 특유의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위력적인 강속구를 던지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사상 가장 빠른 창단 4년만에 월드시리즈 패권에 도전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신화는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김병현(22)이 메이저리그 140년을 통틀어 처음인 이틀 연속 9회말 2사후 동점 2점홈런을 허용하면서 2승후 3패의 벼랑 끝에 몰렸던 애리조나는 4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피닉스 뱅크원볼파크에서 열린 6차전에서 월드시리즈 신기록인 22안타를 집중시키며 뉴욕 양키스에 15-2로 대승, 7전4선승제의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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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전의 영웅은 애리조나의 선수와 팬=분위기로만 따지면 4연패로 끝나는 게 정상. 그러나 ‘역전패의 장본인’ 인 김병현을 다독거렸던 애리조나 선수단의 저력은 여전히 살아 꿈틀대고 있었다.

통산 타율 0.087인 선발투수 랜디 존슨을 비롯한 선발타자 9명이 3회에 이미 전원 안타를 기록했고 4회에는 전원 타점을 올리는 진기록이 속출했다. 존슨은 4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 68년 봅 깁슨 이후 33년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서 한 경기에서 2득점한 투수가 됐다.

뱅크원볼파크를 꽉 메운 4만9707명의 애리조나 팬들도 기울어진 분위기를 돌려놓은 일등공신. 이들은 경기전 김병현의 얼굴이 대형 전광판에 비춰지자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환영했다. 애리조나 불펜 근처에 있던 팬들은 경기 막판이 되자 “우리는 김병현을 원한다(We want Kim) ”는 구호를 외쳤다.

반면 양키스는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와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원정 응원을 왔지만 포스트시즌 통산 293경기중 최다 실점패의 수모를 안았다.

▽최종 7차전 전망=5일 오전 10시 열리는 7차전 선발투수는 애리조나의 커트 실링과 양키스의 로저 클레멘스. 올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만 따지면 4승무패에 평균자책 0.88인 실링이 클레멘스(1승1패 평균자책 2.70)를 앞서는 게 사실. 그러나 3차전 선발승을 올린 클레멘스는 나흘 휴식을 취한 반면 1,4차전 선발 실링은 사흘밖에 쉬지 못했다는 게 걱정이다.

불펜 투수진은 최고의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와 중간계투 멘도사가 버티는 양키스가 이제 김병현 카드를 쓰기 어렵게 된 애리조나를 압도한다. 이에 6차전에서 초반에 큰 점수차가 났는데도 존슨을 7회까지 던지게 한 애리조나 봅 브렌리감독의 결정에 미국 언론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형편. 여차하면 7차전 마무리로 존슨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월드시리즈가 7차전까지 가기는 플로리다 말린스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연장 11회 혈투를 벌였던 97년 이후 4년만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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