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월드컵 바람' 솔솔

  • 입력 2001년 10월 28일 18시 55분


올 초부터 증시 꿈을 부풀게 했던 ‘2002년 월드컵효과’가 기대감이 아닌 현실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실질적인 첫 수혜주로 떠오른 것이 광고 및 미디어업종. 월드컵이 열리는 내년 2·4분기부터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가 실적에 6개월 선행한다는 경험칙에 따라 최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5일째 상승하던 LG애드가 26일 9900원으로 마감됐고 제일기획도 지난주 초 9만원대에서 26일 12만원대에 육박했다. 10월 초순 7000원대였던 오리콤도 3일 연속 오르면서 26일 9000원대로 올라섰다. 이 같은 강세는 우선 광고경기가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고 4·4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 특히 월드컵 특수에 힘입어 내년 2·4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73% 증가할 것으로 삼성증권은 내다봤다.

삼성증권 강관우 팀장은 “월드컵으로 인한 광고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다만 최근의 급등세를 감안할 때 당장 추격매수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최근 월드컵 때 프로그램 중간에 들어가는 중간광고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확정 여부에 따라 또 한 차례 주가가 출렁거릴 전망이다.

‘월드컵 테마’는 내년 월드컵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심이 집중될 테마. 광고업종 외에는 우선 월드컵 공식 후원사들이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여 적지않은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일례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유럽지역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유로2000 대회’를 후원해 투자비의 30배가량인 3조원 이상의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대회 이후 인지도가 10%포인트가량 높아져 1%포인트 올리는 데 2000만달러가량의 광고비가 드는 점을 감안하면 광고비에서만 2억달러 이상의 이득을 봤다는 얘기다. 이번 월드컵의 글로벌 후원사는 현대자동차와 한국통신이며 주택은행 현대해상화재 등은 해당 국가에서만 활동이 가능한 지역 후원사.

외국인 관광객이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항공업체와 신라호텔 등 숙박업체,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체, 하나투어 등 여행사들도 수혜 예상 업종으로 꼽힌다. 이 밖에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부대시설이나 숙박시설이 지속적으로 확충될 전망이어서 건설주도 월드컵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훌리건(축구장 난동꾼)에 대비하려는 기업 및 기관들의 보험가입 수요가 늘면서 올 상반기에 이미 보험사 주가가 한 차례 상승세를 탔었다.

<박현진·금동근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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