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콩' 최고의 건강식품 각광…성인병·암 예방 등

입력 2001년 10월 16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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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콩의 뛰어난 항암(抗癌) 효과를 소개한 외국 서적을 번역했습니다. 그러나 책이 나오면 환자들이 정통 치료법은 팽개치고 콩에만 매달릴까 우려돼 발간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본보에 연재되고 있는 ‘메디컬 프런티어’에서 ‘베스트 닥터’로 선정된 한 교수의 말이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불리는 콩. 요즘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의학계에서는 콩이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면서 암과 성인병을 예방하는 뛰어난 건강식품임을 입증하는 연구 논문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15∼16일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서울위생병원에서는 1830년대 미국 워싱턴에서 결성돼 현재 세계 곳곳에 지부를 두고 있는 국제절제협회(회장 조원웅) 주최로 ‘콩요리 전시회 및 콩 건강 세미나’가 열렸다. ITA는 술 담배 마약 등의 중독과 성폭력 에이즈 예방 퇴치 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콩에는 무엇이 있나〓콩에는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 풍부하다. ‘파이토’는 식물이란 뜻이므로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성 화학물질이란 뜻.

파이토케미컬 중 이소폴라본이라는 색소는 여성 호르몬과 구조 및 기능이 비슷해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고 불리는데 유방암 난소암 전립샘암 심장병 뼈엉성증(골다공증)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콩으로 만든 음식을 많이 먹는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이들 질환에 덜 걸린다는 연구 결과는 그동안 수없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선 식생활의 서구화로 이들 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서양에서는 반대로 ‘채식 및 콩 음식 바람’이 번지면서 이들 질환이 감소하고 있다.

콩에는 올리고당(糖)이 풍부해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 콩에 듬뿍 함유된 섬유질은 소화기를 튼튼하게 만든다.

이 밖에 콩에는 불포화지방산인 레시틴이 많아 뇌중풍과 치매를 예방한다. 레시틴은 신경세포의 활동에 관여하는 신경전달 물질 아세틸콜린의 원료이다. 따라서 뇌 활동을 많이 하거나 가족 중 치매나 뇌중풍 환자가 있는 경우 예방을 위해 콩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또 콩에 풍부한 피틴산(酸)은 항산화 및 해독 작용을 하며 콩나물에 많은 것으로 알려진 아스파라긴은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최근 의학자들은 콩에 많이 들어 있는 단백질 글라이신과 알지닌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단백질이 혈중 인슐린을 낮추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학자들은 혈중 인슐린이 증가하면서 인슐린 분비 시스템이 고장나는 ‘대사증후군’이 당뇨병 고혈압 콩팥질환 심장병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임을 밝혀냈다.

▽콩, 어떻게 먹어야 하나〓극단적인 환경론자나 특정 종교 신자는 어류나 육류는 전혀 먹지 않고 콩만 먹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 콩만으로도 어류나 육류에 있는 대부분의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아직 의료계에서는 ‘콩 만능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대세다. 다른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서 콩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콩을 자주 먹으려면 콩가루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콩가루는 깨끗이 씻은 콩을 그늘에 바짝 말린 다음 빻아 만든다. 이를 미숫가루 처럼 물에 타서 먹어도 좋고 반찬에 타거나 고명으로 사용해 먹는다는 것. 특히 체질상 숙취 뒤에 뜨거운 콩나물국을 못먹는 사람은 해장용으로 찬 콩물을 마시면 속을 풀 수 있다. 두유나 콩요구르트 등을 듬뿍 마시는 것도 좋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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