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오용환/당신의 미소는 훌륭한 관광자원

  • 입력 2001년 10월 12일 18시 54분


일본 미쓰이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도쿠야마 지로는 21세기가 ‘3T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3T’는 물류(Transportation), 관광(Tourism), 정보통신(Telecommunication)을 뜻하는 것으로 글로벌 시대에 인류와 물류의 교류, 그리고 정보의 이동에 기반을 둔 산업의 성장을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전세계가 단일 생활권으로 묶여 24시간 안에 세계 어느 곳이든 이동할 수 있고 인터넷으로 실시간 정보 교류가 가능하게 됐다. 국내외 여행의 구분이 없어지면서 지구촌에서는 하루에 3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문화체험과 일상탈출을 위해 세계 각지로 이동하는 ‘대여행의 시대’가 열렸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제조업에서는 저마다 세계 1위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슬로건을 갖고 경쟁력을 높이는데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제품의 경쟁력은 단지 생산 사이클의 짧은 생명력만 갖고 있을 뿐이다. 이에 비해 한 나라의 관광 및 문화상품은 최근의 한류(韓流) 열풍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가 이미지뿐만 아니라 ‘메이드 인 코리아’ 상표를 붙인 모든 제품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분야이다.

우리는 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전 세계에 한국이라는 나라를 각인시켰다.

그 결과 88년 이전에 연간 100여만명에 불과하던 외국인 관광객이 1991년 300만명으로 늘었고 2000년에는 500만명을 돌파했다.

아시아권에서 관광선진국으로 꼽히는 싱가포르의 경우 우리와 같은 사계절의 자연자원도, 한글 태권도 등 반만년의 전통이 담긴 문화자원도, 전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과 월드컵 개최 등 사회자원도 없다.

하지만 지구촌 사람들은 싱가포르를 찾고 싶어하고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외국인을 대하는 성숙한 시민 문화, 청결함과 친절한 응대 서비스 때문일 것이다.

전통적으로 우리 조상들은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고, 정으로 응대하는 모습을 미덕으로 여기며 살아왔는데 지금의 우리는 고속성장의 터널 안에서 이런 점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을 만나서 의사 소통이 안 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은 눈빛과 행동만 보고도 상대방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눈빛에 담긴 정감 어린 표정과 따뜻한 미소는 상대에게 신뢰를 주고 즐거운 마음을 전해 줄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관광객을 대할 때 가장 필요한 대화 기술은 바로 미소다. 미소 하나하나에 한국의 좋은 이미지가 형성된다. 따뜻한 미소 하나로 전세계의 인류가 우리를 친구로 여기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다시 찾고 싶어할 것이다.

지구촌의 축제인 월드컵 대회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의 태극전사는 녹색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전세계에 보여줘야 하고 시민들은 생활 속에서, 거리에서, 식당에서 우리의 마음을 담은 친절한 서비스와 미소로 외국인 손님을 맞이하여야 한다.

미소는 개개인에게는 작은 행동이지만, 이것이 모이면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의 최대 관광자원임을 되새겼으면 한다.

오용환<롯데월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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