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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8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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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쟁이 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 관련주라는 포장하에 여러 종목들이 무더기로 초강세를 보이는 ‘전쟁주 랠리’가 펼쳐지는가 하면 한쪽에선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터져나온 보복전쟁 개전이 또다른 부정적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나 예견된 전쟁이었던만큼 개전 자체만으로는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 단 여기에는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전쟁 대상이 이슬람권 전체로 확산되지 않는다는 전제가 따른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보복전쟁은 미리 예상됐던 사건이라 지금 당장은 충격이 크지 않으나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방향이 결정될 때까지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내수 또는 경기방어주 또는 낙폭이 큰 우량주 등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전쟁주 랠리 믿을 만한가〓이날 단연 눈에 띄는 테마는 전쟁주였다. 군수용 통신장비업체 테크메이트가 개장전 동시호가때부터 매수주문이 집중되며 상한가를 진입했으며 △금광관련주(영풍산업 현대상사) △석유관련주(금호석유화학 한국석유 흥구석유 중앙석유) △장갑차제조(대우종합기계 한화) △뉴스전문채널(YTN) 등이 무더기로 상한가 행진을 벌였다.
이밖에 군사용 모의훈련장치를 만드는 타프시스템이 전쟁수혜주로 부각되며 8.81% 상승했으며 정보보안 보안장비 경비시스템업체 등도 강세를 보였다.
문제는 보복전쟁 발발이 이들 종목에 대한 실적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대단히 의문시된다는 점. 대우증권 김병수 애널리스트는 “전쟁수혜주가 소테마를 형성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테마는 아니다”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잠재적 수요가 일어날 수 있는 보안장비업체와 경비업체, 정보보안업체 등을 제외하면 다분히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복전쟁 발발은 잔가지〓보복전쟁 개전은 분명히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상됐던 일이기는 하나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을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복전쟁 자체는 잔가지이고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기부진이 증시의 발목을 붙잡는 더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장 직접적이고 큰 타격을 받는 업종으로는 항공업이 손꼽힌다. 추가 테러가능성을 우려, 항공여행을 기피하는 심리가 강해지는 데다 3·4분기로 성수기가 끝나고 서서히 비수기로 접어들어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LG투자증권 장근호 애널리스트는 “유가안정화도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수요감소가 원인인 만큼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반도체 등에도 부정적 영향이 점쳐진다. 미국시장의 민간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가 약화된다는 배경. 메릴린치는 8일 미국의 공격이 자동차시장을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가운데 통신서비스와 소프트웨어에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통신서비스의 경우 미국 테러사건 이후 NTT도코모를 비롯한 주요 통신주 주가가 테러사건 이전에 비해 20∼40%나 높게 형성되는 등불경기에 강한 경기방어주 성격이 강하며 소프트웨어는 테러로 보안투자가 강조되고 있다는 것. 내수관련주로 분류되는 건설주도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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