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中 본선 진출은 한국 덕?

  • 입력 2001년 10월 8일 00시 26분


‘23전8무15패.’

중국축구가 역대 축구대표팀간 경기(A매치)에서 한국을 상대로 얻은 전적이다.

중국은 7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을 처음 만나 0-1로 졌고 지난해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아시안컵 3, 4위전에서 0-1로 패할 때까지 무려 22년간 한국을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중국축구는 공한증에 걸렸다”는 자조의 말이 중국 축구팬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로 한국축구에는 이상하리 만치 약한 면모를 보여왔다.

89년 열린 90이탈리아월드컵 예선에서는 한국에 0-1로 져 예선 탈락의 아픔을 맛봤고 90년 베이징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한국에 0-2로 패하는 등 큰 국제경기에서 한국에 번번이 덜미를 잡혀 주저앉곤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일본 등 다른 국가에는 강한 면모를 보이는 중국축구가 유독 한국에 힘을 못쓰는 이유는 두 나라 축구가 비슷한 전형이지만 개인기나 노련미에서 한국이 한 수 앞서 있었기 때문.

허정무 축구 해설위원은 “힘과 스피드를 위주로 하는 점에서 한국과 중국축구는 유사한 점이 많지만 현대축구를 먼저 받아들인 한국이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나 경기 운영에서 약간 앞선 게 그동안 우위를 유지해온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허 위원은 “그러나 최근 중국축구는 유소년 선수들의 브라질 축구유학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축구 발전안 마련과 프로축구 활성화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어 한국축구의 절대 우위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청소년팀은 19세 이하는 아직도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1승1무5패로 뒤져있지만 16세 이하는 1승1무1패로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이는 밑으로 내려갈수록 한국보다 선수 저변층이 넓고 유능한 선수가 많다는 증거.

한편 중국은 월드컵 예선에서도 번번이 한국에 밀려 본선 진출 좌절의 아픔을 맛봤다.

58년 스웨덴월드컵 예선 때 처음으로 발을 내디딘 중국은 82년 스페인월드컵 예선에서는 뉴질랜드에 밀려 본선 진출이 좌절됐고 86년 멕시코, 90년 이탈리아, 94년 미국,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한국이 아시아대표로 연속 출전하는 바람에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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