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투어의 열기 속으로

  • 입력 2001년 10월 4일 20시 34분


크리스 디마르코의 타이거와 함께한 경기

크리스 디마르코는 타이거 우즈와 함께 플레이 한다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 같지 않은 눈치였다.

그렇지 않아도 챙기고 살필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런 걱정까지 사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떤 날은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요. 하지만 타이거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타이거와 함께 플레이를 나가는 건 마치 서커스장에 앉아 있는 느낌이라는 걸 사람들로부터 들어 알고 있었거든요.

그는 늘 화제와 관심의 중심이니까요. 제가 그의 입장이 아니라는 게 다행스러울 뿐이었습니다."

투어에서 활동하면서 타이거 우즈와 함께 티오프를 해본 사람은 그와 플레이를 같이 한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골프라운드와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음을 표출하곤 했다.

그것은 타이거의 존재에서 발하는 영향력 때문이기도 하고, 그가 어딜 가든 쫓아다니는 서커스 같은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엄청난 소음과 안전 요원들과 취재 경쟁과 소동도 어리둥절하지만, 눈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99.9%는 나와 전혀 상관없는 것에도 어이가 없다.

어느 정도는 디마르코도 짐작하고 있었다. 라커룸에서 이런저런 예기도 충분히 들었다.

다만 그가 믿고 있었던 것이라면, 마스터즈는 골프대회 중에서 일하게 플레이 구역을 구분해 놓은 로프안으로 진입이 허용되는 사람을 선수와 캐디와 소수의 관리요원으로 제한한다는 사실뿐이었다. 중계요원이나 사진사들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그렇긴 하지만, 출발시간(오후 2시 10분)에 15분 앞서 연습 그린에 도착한 디마르코는 주변을 다시 한 번 불러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연습 그린엔 타이거와 저, 둘 뿐이었습니다." 그는 말했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봤더니 사람들이 네 겹, 다섯 겹씩 둘러싼 채 우리가 퍼팅 하는 것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절로 심호흡을 하게 되더군요. 타이거나 저나 그곳에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어쩐지 조금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티박스에 올라서면서부터는 아주 친근해졌고, 여느 라운드와 조금도 다름이 없었습니다. 행운을 빈다, 오늘 플레이 잘 해보자, 뭐 이런 말들을 나눴죠."

디마르코와 타이거는 모두 라운드에 전념을 했다.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마땅히 얘기를 나눌 건 없었지만, 우즈는 디마르코가 좋은 샷을 날리면 어김없이 잘했다며 응원을 해주었고, 가끔가다 한 번씩 가벼운 농담으로 던지면서 가능한 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위협적인 순간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5번 홀에서 드라이브 샷을 힘차게 날렸습니다." 디마르코는 말했다. "제가 날릴 수 있는 최대한 멀리 때렸습니다. 그랬는데 타이거는 저보다 65야드를 더 보내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타이거가 드라이버 샷을 얼마나 멀리 보내는지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신경을 쓰면 쓸수록 의기소침해질 뿐이니까요.

7번 아이언을 손에 들고 서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 친구는 하프 웨지 샷을 하는데 말야 세상에.'

이런 거리적인 타이거의 기술도 대단하지만 타이거의 위대함은 그가 능력이 뛰어나고 누구보다 열심히 염습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심리적인 면에서 우리들 누구보다 한참 앞서 있기 때문이라는 거였습니다.

그 부분에서의 격차는 다른 어느 부문에서보다 큰 것 같았습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그랬습니다. 그는 심리적인 실수는 거의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타이거와 머리를 맞대고 플레이를 한다는 것은 라스베거스 도박판에 가는 것과 같아요. 어쩌다가 몇푼을 딸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코 딸 수 가 없는 것이거든요. 타이거도 꼭 그래요.

어쩌다가 하루는, 백번 양보해서 어쩌다 한 주 정도는 제가 플레이를 월등히 잘해서 타이거를 이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났더니, 그가 최고라는 데에 추호의 의심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는 말했다.

"하지만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그 날 이후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를 아는 척하던지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 줄 아세요? '어, 마스터즈에서 선두를 달리셨죠' 가 아니었어요. 대신 이렇게 말들 하죠.

'오거스타에서 타이거 우즈와 플레이 해본 느낌이 어떤가요'라구요. 그러면 저는 항상 솔직하게, 아주 좋았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그는 다시 한 번 타이거와 함께 플레이 해 봐도 괜찮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자료제공 : http://www.thegol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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