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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4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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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2일부터 대구에서 시작된 전지훈련의 목표에 대해 “대표팀 전력을 세련되게 다듬는 데(Fine-tuning) 주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Fine-tuning의 사전적 의미는 ‘최상의 전력이나 효과를 얻어내기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조절해 고쳐나가는 것’. 결국 지금까지 한국축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부턴 주어진 재원을 가지고 한국축구를 조련해 나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얘기.
4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상비군과의 평가전에서는 이 같은 히딩크 감독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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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은 먼저 고종수(수원)의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플레이메이커를 찾기 위해 송종국(부산)을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해 공수조율토록 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경기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자 후반전부터 곧바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끌어내렸다.
히딩크 감독은 전반전엔 스트라이커에 이동국, 오른쪽 날개에 최성용을 기용했을 뿐 다른 포지션엔 새로 합류한 선수들을 주로 투입해 가능성을 점쳤다.
후반전엔 이번에 합류한 선수 중 ‘베스트 멤버’를 모두 투입해 전술 실험을 했다. 수비라인이 키포인트. 히딩크 감독은 고질적인 수비라인을 안정시키기 위해 ‘비장의 카드’를 빼 들었다. 그동안 공격형 미드필더나 스트라이커로 뛰던 유상철(가시와 레이솔)을 수비라인에 투입한 것. 포백라인에서 노련한 중앙수비수의 부재로 애를 먹었는데 골키퍼를 제외하고 모든 포지션을 소화했던 유상철에게서 해답을 찾겠다는 뜻이었다. 지난달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은 최진철(전북)이 유상철과 함께 중앙을 지켰다.
지난달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떠오른 ‘영건’ 이천수(고려대)는 왼쪽 날개에, 최태욱(안양)은 원톱 최용수(제프 유나이티드)의 뒤를 받치는 처진 스트라이커로 내세웠다. 포메이션은 포백을 유지한 4-2-3-1.
공격라인에선 최용수와 이천수, 최태욱이 자리를 바꿔가며 공격을 주도했다. 결국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최태욱과 1골을 추가한 이천수가 맹위를 떨친 대표팀이 4-2로 이겼다.
한편 차범근 감독의 아들인 올림픽상비군의 차두리는 이날 통렬한 중거리 슛으로 두번째골을 낚아 눈길을 끌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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