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썰렁한 불황속 일감있어 행복"

  • 입력 2001년 9월 29일 17시 47분


“요즘 같은 불황 속에서는 일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인 한가위에도 연휴를 잊은 채 생산현장에서 땀흘리는 근로자들이 많다. 이들의 표정에는 꺼져 가는 경기에 불씨를 되살리겠다는 각오가 가득하다.

삼보컴퓨터는 회사 설립이래 처음으로 추석 연휴기간에 안산공장 데스크톱PC 생산라인을 하루도 쉬지 않고 가동한다. 여기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1000여명.

미국 휴렛팩커드와 컴팩의 합병으로 생산자 설계공급방식(ODM) 수출주문이 급증하면서 안산공장은 17일부터 2교대로 24시간 공장을 돌리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미국 내 PC유통 자회사인 이머신즈의 매출도 최근 회복세를 보이면서 재고가 바닥나 당분간 생산라인을 최대한 가동할 계획이다.

10월 한 달간 삼보컴퓨터의 생산 예정 대수는 35만∼40만대. PC산업이 최고 호황을 누리던 1999년 말 2000년 초의 40만∼50만대에는 못 미치지만 8월의 10만대에 비해서는 4배 가까이 늘어난 물량이다.

셋톱박스 등을 생산하는 업체인 열림기술 안산공장의 근로자 70여명은 1일 하루만 쉬고 나머지 연휴기간에는 정상 출근한다.

일본에 수출할 임가공 물량이 늘어 연휴를 반납하기로 한 것. 이 회사 경영지원실 박정섭(朴庭燮·39) 이사는 “자체 판매하는 셋톱박스도 연휴기간에 만들어야 할 처지지만 우선 급한 임가공 주문부터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한컴리눅스 직원 80여명은 연휴기간 중 하루도 쉬지 않기로 했다. 다음달 25일부터 판매할 ‘한컴리눅스 오피스 2.0’에 대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한컴리눅스는 당초 오피스 2.0을 11월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운영체제 ‘윈도XP’ 출시에 맞불을 놓기 위해 예정일을 앞당겼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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