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수익률 게임 우승자 알고보니 미국 테러 덕

  • 입력 2001년 9월 24일 18시 31분


미국 테러사태가 전세계 주식시장을 침체의 늪으로 몰아넣었지만 덕분에 수혜를 입은 이들도 간혹 나오고 있다.

한화증권이 7월 9일부터 9월 14일까지 2개월여 진행한 제7회 수익률게임에서 종합 1위에 오른 정경훈씨(38)도 보기 드문 ‘테러 수혜자’로 꼽힌다.

정씨는 이번 7회 대회에서 초기 투자자금 500만원을 2개월 만에 1억700만원으로 불려놓았다. 정씨의 수익률은 무려 2040%에 이른다. 정씨는 상금 1000만원도 거머쥐어 상금을 포함한 수익률은 2240%로 껑충 뛴다. 대회 기간의 시장(거래소+코스닥)지수는 24% 떨어지는 전형적인 약세장을 보였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정씨의 놀라운 성적을 ‘실력보다는 운’ 덕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씨는 지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풋옵션 매수 포지션을 취했다. 미 테러 발생 다음날인 9월 12일 지수가 급락하자 이 전략이 주효해 하루만에 이익의 대부분을 벌어들였다.

정씨는 과거에도 수익률게임에 참여했지만 상위 입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증권측은 “정씨는 역대 수익률게임 사상 최단기간 최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라며 “보험성격의 옵션투자를 한게 맞아떨어졌지만 넓게 보면 운도 실력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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