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스위스 여성작가 플러리 전

  • 입력 2001년 9월 16일 18시 57분


쇼핑이라는 현대인의 일상적 행위를 미술의 세계로 끌어들인 스위스 여성 작가 실비 플러리(40)의 이색 전시가 11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2, 3층에서 열리고 있다.

플러리는 유행에 민감한 여느 젊은 여성과 마찬가지로 ‘보그’ ‘바자르’ 등의 패션잡지를 보고 쇼핑을 한다. 그의 관심사는 올해 샤넬 화장품이 내놓은 색조와 향수.

플러리는 이 같은 일상의 경험을 토대로 90년대 초 기성 패션상품을 설치 작품화하는 ‘쇼핑백’ 작업을 통해 유럽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2층 전시장에서는 각종 색조 화장품들을 자동차 바퀴로 깔아뭉갠 퍼포먼스를 통해 부서진 화장품들이 연출하는 우연한 색조의 효과를 선보인다. 전시장 벽면에는 유명 화장품 광고문구로 만들어진 네온사인 작품들이 길게 걸려 있다.

3층 전시장에는 청동주물로 본뜬 나이키 운동화, 샘소나이트 화장품 가방, 구찌 숙녀화, 에비앙 생수 등에 은색 도금을 입힌 작품들이 귀중품처럼 전시되고 있다. 또 한쪽에는 레이싱 선수들의 유니폼 패션쇼 등을 담은 영상이 상영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김성원씨는 “플러리는 레디메이드 제품을 부수거나 아니면 우상화함으로써 페미니즘 미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02-733-8945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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