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옥션 '카드깡 후유증' 고전

  • 입력 2001년 9월 13일 18시 51분


국내최대 경매사이트 옥션(www.auction.co.kr)이 ‘카드깡거품’으로 고전하고 있다.

인터넷기업(닷컴)의 가치를 뻥튀기했던 ‘인터넷거품’이 걷히면서 많은 닷컴기업들이 ‘쇠락의 길’에 접어들 때에도 독특한 수익모델을 인정받으며 우리나라 대표 닷컴주로 자리매김했던 옥션. ‘한국의 E베이’라는 찬사를 받던 그 옥션이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

견조했던 주가가 최근 몇 개월간 한없이 흘러내리는 데다 주요 증권사들이 투자의견을 잇달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중순 3만5000원대였던 옥션 주가는 현재 절반 수준인 1만7000대까지 하락한 상태.

LG투자증권은 13일 옥션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유보’로 하향 조정했다. 적정주가도 3만28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1만원 가까이 끌어내렸다. 삼성증권 역시 기존 ‘매수’ 의견을 ‘시장평균’으로 낮췄다.

이 같은 투자의견 하향 조정은 옥션에서 이뤄지는 경매성사금액(GMS) 가운데 카드깡(신용카드를 이용해 불법 현금화하는 수법)과 관련된 금액이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애널리스트는 “옥션의 카드깡 문제는 5월 말부터 불거졌으나 당시 판단보다 카드깡 규모가 훨씬 더 큰 것으로 최근 확인되고 있다”면서 “적정주가 산정의 중요 지표인 GMS가 카드깡 매출로 인해 하반기에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급해진 옥션도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옥션사이트에서 발생하는 신용카드 부정사용액의 70%가량을 제거했다”며 “다음달부터 송금계좌실명제와 자동감시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카드깡 방치를 문제삼아 신용카드사들이 옥션에 지급을 보류한 수십억원의 카드매출은 여전히 묶여 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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