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세계도자기엑스포 찾은 미키 무쓰코여사

  • 입력 2001년 9월 13일 18시 47분


“부디 이 항아리를 이룬 흙처럼 남한과 북한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으로 태어나길….”

13일 경기 이천의 세계도자기엑스포2001 주행사장 내 도예공방에서 미키 무쓰코(三木睦子·84)는 ‘남북통일 항아리’를 빚으며 이렇게 기원했다.

미키 여사는 미키 다케오(三木武夫) 전 일본 총리의 부인으로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과 일본군위안부 보상 문제 등에서 일본 정부를 자주 비판해 온 인물.

그는 자신이 회장인 도자기 제작모임 ‘미키 다케오 기념관 작도회(作陶會)’ 회원 33명을 인솔해 11일 방한했으며 미리 함북 길주와 경남 하동의 도자기용 흙을 채취해 왔다. 그는 행사장에서 이들 흙과 이천 현지의 흙을 합쳐 반죽해 ‘남북통일 항아리’로 명명돼 있는 도자기를 빚었다.

그는 높이 30㎝ 정도인 이 도자기에 대나무와 꽃무늬를 그려 넣고 ‘남북평화통일’이라 써넣었다. 옆에서 함께 도자기를 만든 한명숙(韓明淑) 여성부장관도 자신의 것에 ‘남북통일의 항아리’라고 새겨 넣었다. 이들 도자기는 엑스포 기간 중 전시된 뒤 유엔 창설 기념일(10월 24일)에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 기증된다.

“남과 북의 흙을 합쳐 도자기를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오래 전에 생각한 것입니다. 평생 제일 큰 꿈은 생전에 남북한 통일을 보는 것입니다.”

가냘픈 몸집의 미키 여사는 “한반도의 통일은 평화와 우호 속에 살아가는 아시아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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