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경제위기 아르헨티나 "축구땜에 산다"

입력 2001-09-07 10:34수정 2009-09-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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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 예선에서 승승장구하며 본선진출을 확정한 아르헨티나축구가 경제위기로 시름에 빠진 국민들에게 신선한 '청량제'역할을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3년이라는 길고 긴 경제위기 수렁에 빠지면서 세계적으로 최악의 경제위기국가 가운데 하나에 올라있어 국민들은 이러다가 국가부도상태에 이르지나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위기 속에서 무언가 희망적인 일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국민들은 지난 6일(한국시간) 라이벌 브라질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1위를 확정한 순간 그 해답을 찾은 듯 했다.

이날 승리는 경기장에 모인 6만여명의 관중들과 수백만의 시청자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고 불황과 16.4%의 실업률이라는 현실은 이미 머리 속에 사라졌다.

수비수 로베르토 아얄라는 브라질전이 끝난 뒤 "우리는 이런 힘든 시기에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경기장을 찾은 한 젊은이도 "축구경기장에만 오면 배고픔, 절망 등은 씻은 듯잊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부문 적자를 메우려 공무원들의 임금을 깎았고 일반인들의 최저임금은 월 260달러 가량에 불과해 입장권 구입은 엄두도 못낼 상황이지만 10∼25달러의입장권은 이미 일주일전에 동났고 200달러에 이르는 암표를 구입해 경기를 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심지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노동조합들은 축구경기를 위해서 몇 주 동안이나 도시 전체를 시끄럽게 했던 시위를 잠시 중지했을 정도.

마르셀로 비엘사 대표팀 감독은 "국민들이 요즘처럼 축구에 열정을 나타내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이러한 성원이 선수들의 사기를 크게 진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교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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